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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못내는 TK신공항…경북지사, 대구에 '2795억 반반 부담' 꺼냈다

중앙일보

2026.01.05 12:00 2026.01.0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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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지사가 "대구와 경북이 선제적으로 재정을 투입해 대구경북신공항 이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경북도
대구경북신공항(이하 TK신공항) 이전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철우 경북지사가 “대구와 경북이 선제적으로 재정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물쭈물 말고 우리 힘으로 먼저 시작해야 한다”며 “대구와 경북이 각각 1400억씩 부담해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TK신공항 이전 사업 중 군 공항 이전 총사업비가 약 11조5000억원이 드는데, 그 중 올해 필요한 2795억원을 대구시와 경북도가 힘을 합쳐 모은 뒤 사업을 먼저 시작하자는 취지다.

이 지사는 “이미 현물로 땅을 확보했고 사업의 칼자루는 대구시가 쥐고 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정부만 바라보고 있느냐”며 “정부 지원이 안 됐다고 주춤할 일이 아니다. 대구·경북이 고작 2795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아예 시작도 못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TK신공항 이전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걷게 된 것은 국비 확보에 차질이 생기면서다. 앞서 지난해 12월 TK신공항 사업과 관련해 대구 군 공항(K-2) 이전 예산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2030년 TK신공항 개항 일정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대구시가 국회 예산안 처리 막바지까지 공을 들인 대구 군 공항 이전 관련 공공자금관리기금 2795억원 융자와 이에 따른 금융비용 87억원이 전액 반영되지 않았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경북신공항 이전 사업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펼쳤다. 이철우 경북지사 페이스북 캡쳐

약 2조6000억원 규모의 민간공항 이전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별도로 추진하지만, 민항을 제외한 군 공항 이전 관련 국비 지원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올해 시행 계획인 토지 보상과 설계 등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지사는 “군 공항 이전 사업은 불경기이기 때문에 진행을 못하는 것일 뿐이다. 정부로부터의 지원은 나중에 받으면 된다”며 “2028년 착공까지 필요한 사업비 2조원을 대구시와 경북도가 각각 1조원씩 마련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광주 군 공항 이전 사례처럼 지역 주도로 물꼬를 트면 중앙정부도 결국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어 “가덕도공항보다 늦어지면 (항공) 노선은 선점당하고, (TK) 공항은 기대만큼 키우기 어려워진다”며 “건설 경기는 돌고 돈다. 2028년 이후의 환경은 지금과 또 다를 것이다.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주춤하면 기회가 와도 이미 늦는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과거 ‘동남권신공항 사업’ 실패 사례도 언급했다. 동남권신공항 사업은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을 모두 아우르는 관문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후보지로 놓고 첨예한 갈등을 벌이다 최종 무산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대구·경북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 지사는 “우리는 기다렸고 정부에만 맡겼고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 무산이었다”며 “만약 그때 스스로 시작했더라면 지금 영남권에는 이미 대형 국제공항이 들어서 있었을 것이고 영남의 경제지도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TK신공항을 두고 또다시 같은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역사는 두 번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이번에도 기다리다 놓치면 그 책임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정부를 설득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지난 연말 열린 2026년 도정 브리핑에서 대구시에 TK신공항 조기 착공을 위한 공동 금융차입을 공식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이 지사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각각 1조원씩, 총 2조원 규모의 은행 대출에 대해 연이율 3.5% 조건으로 지방채 발행 등 공동 금융차입을 제공하는 방식을 통해 신공항 건설을 조기에 착공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대구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5일 기자들과 만나 이 지사의 제안에 대해 “관련 법 검토가 면밀히 필요한 부분이다”면서도 “지역에서 먼저 나서서 시행하면 정부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공항 건설은 대구·경북과 정부가 함께 추진하는 게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석.백경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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