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진두지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베네수엘라 석유 사업은 오랫동안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며 “미국 석유 기업들을 투입하고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마두로 대통령 축출로,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기업들의 ‘석유 야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 길은 봉쇄된 상황이지만 베네수엘라는 2024년 기준 세계 원유 매장량 1위(3032억 배럴, OPEC 집계) 국가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부터 베네수엘라는 석유를 무기화해 왔는데, 당시 차베스는 엑손모빌 등 미국 대형 석유 기업 주도로 개발하던 베네수엘라 최대 유전 지대 오리노코 벨트 등을 일방적으로 국유화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기업 투자를 활성화해 다시 이를 되찾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가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 몰수된 자산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미국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고 보도했다. 투자에 나설 미국 기업으로는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등이 거론된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4일 ABC뉴스 인터뷰에서 “서방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로 복귀할 의사가 있을 것이라고 상당히 확신한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에 본사를 둔 에너지 기업 쉘(Shell)이 베네수엘라 석유 시장에 복귀할 수 있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다만 비용 부담과 정치적 불안정성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기업들이 실제 투자를 실행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를 인용해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처리 과정에 비용이 많이 든다”며 “현재 베네수엘라 하루 석유 생산량은 약 100만 배럴에 불과한데, 여기서 50만 배럴을 추가 생산할 경우 100억 달러(약 14조4360억원)가 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기업(PDVSA)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베네수엘라 내 불안정한 정치적 환경도 투자 심리를 위축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자문회사 오로라 매크로 스트래티지스의 수석 전문가 호세 이그나시오 에르난데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석유 기업은 언제나 석유를 원하고 베네수엘라는 석유가 풍부하다”라면서도 “정치적 안정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는 이날 비대면 회의를 열고 원유 생산량을 종전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진출할 경우 원유 생산이 증가해 공급 과잉이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당분간 기존 기조를 유지하며 향후 정세 변화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