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49층 높이, 3개 동 규모의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를 짓는 프로젝트를 재가동한다. 당초 105층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계획을 변경해 서울시와 추가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공사비 5조2400억원을 투입해 2031년 완공 목표다. 서울시는 GBC 사업의 추가협상을 지난해 12월 30일 마무리했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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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C 공사비 5조2400억원
현대차그룹은 2014년 이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2016년께 서울시와 사전협상을 거쳐 최고 105층 규모(561m)의 업무ㆍ호텔ㆍ문화 복합시설을 짓기로 했다. 2020년 착공했지만, 기초공사만 진행하다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2021년부터 높이를 낮추는 계획안이 거론됐고,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2월 54층 규모(242m)의 빌딩 3개 동을 짓는 내용의 변경계획안을 서울시에 최종 접수했다.
현대차가 높이를 대폭 낮춘 데는 당시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부담과 군 작전 제한사항 탓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잠실 롯데타워가 123층으로 완공돼 국내 최고층이라는 상징성도 떨어졌다. 더욱이 국방부에서는 GBC가 260m 이상으로 지어지면 군 레이더 가시권을 방해한다고 밝혀, 현대차가 레이더 이전 비용을 내기로 한 상황이었다. 이 비용만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추가 협상에서 가장 논쟁적인 지점은 공공기여금과 공공보행통로였다. 서울시는 3종 일반 주거지역인 부지를 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했다. 이에 따라 용적률은 250%에서 800%까지 올랐다. 개발 이익이 많아진 데 따라 현대차그룹은 초고층 전망대와 공연장, 전시·컨벤션 건립과 별개로 1조7491억원의 공공기여금을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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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여금 2366억원 추가해 총 1조9827억원
하지만 105층 계획이 철회된 만큼 사업을 새로 검토해 공공기여금을 현시점에서 재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럴 경우 오른 땅값에 따라 막대한 공공기여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법적 근거 부족으로 2016년 최초 협상 시점을 기준으로 당시 감면해줬던 2366억원만 추가로 내는 것으로 협상이 마무리됐다. 105층 전망대와 전시ㆍ컨벤션 등을 짓기로 해서 빼 준 금액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내야 할 공공기여금은 약 1조9827억원으로 확정됐다.
GBC는 49층 규모(242m)의 타워 3개 동과 전시장·공연장 등으로 구성된다. 1개 동을 3개동으로 지으면서 선릉부터 GBC를 지나 잠실종합운동장까지 이어지는 보행축을 막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협상을 통해 건물 중앙 타워동 하부를 띄워 너비 12m와 6m 상당의 공공보행통로 3개를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GBC 중앙에는 영동대로와 지상광장을 연결하는 1만4000㎡ 규모의 은행나무 숲이 들어선다. 영동대로변에는 전시장과 1800석 규모의 공연장이 만들어진다. 전시장은 기초과학 중심의 체험형 전시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49층 타워 한 개동에는 전망공간도 만들어진다. 전시장과 공연장 건물 옥상에도 시민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약 1만5000㎡의 정원도 조성된다.
GBC는 올 상반기 지구단위계획 변경절차와 각종 영향평가, 건축 변경 심의 등을 거쳐 2031년 말 준공될 예정이다. GBC 프로젝트가 재가동됨에 따라 서울시가 추진 중인 주변 개발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약 2조원에 달하는 공공기여금을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교통체증 개선을 위한 도로사업, 한강ㆍ탄천 수변공간 조성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GBC 공사비 5조2400억원이 투입되면 침체한 건설시장에도 활력이 생길 것으로 본다.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GBC 준공 후 20년까지를 봤을 때 GBC 개발로 인한 고용 창출은 약 146만명에 달하고, 생산유발 효과는 약 513조원으로 추정돼 내수진작과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