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맞아 새해 인사로 전화와 SNS가 뜨겁다. 아마도 가장 많이 오가는 말은 ‘행복하세요’가 아닐까? 그런데 최근 유튜브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행복하세요’라는 표현이 문법에 맞지 않는다는 것. 우리말 어법에서는 ‘행복하다’란 형용사 뒤에 명령형이나 청유형을 붙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Don’t worry, Be happy’라는 노랫말에서 볼 수 있듯이 영어에서는 형용사를 명령이나 권유의 형태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행복하세요’라는 표현은 일종의 콩글리시인 셈이다.
문화 심리학자들은 이 차이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한다. 개인주의적 성향의 서구권에서 행복은 외부 환경보다는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며, 개인 스스로 도달할 수 있는 목표로 간주한다. 이에 반해 집단주의 혹은 관계주의적 성향이 강한 동양권에서는 행복은 나 혼자서는 얻어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주변 환경, 가족,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오는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인지 ‘Be happy’와 ‘행복하세요’는 뉘앙스도 조금 다르다. ‘Be happy’는 지금 상황에서도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마음을 행복 모드로 전환하라는 명령 혹은 권유가 된다. 하지만 ‘행복하세요’는 상대를 둘러싼 모든 것이 좋아지기를 바라는 소원이나 축복에 더 가깝다.
이런 축복의 말에는 힘이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에 따르면, 타인의 기대와 믿음은 사람의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행복하세요’란 인사말은 무의식적으로 ‘나는 행복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형성하고, 삶의 긍정적 요소에 더 주의를 기울이며, 행복한 삶을 추구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정말 행복해질 수 있게 된다.
문법이 조금 논란이 되면 어떠랴. 그 말에 담긴 따뜻한 소망이 전해진다면, 그 자체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러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한 번 더 말하고 싶다. 독자 여러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