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이 각 부서의 특수활동비(특활비) 지출내역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에 응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법원이 특활비 집행의 투명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9-2부(김동완·김형배·김무신 고법판사)는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가 검찰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검찰 측 항소를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2023년 9월 대검찰청이 해당 단체 하승수 대표의 특활비 지출내역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변호사이자 회계사로 오랜 기간 정보공개 청구 활동을 해온 하 대표는, 2017년 9월 시행된 특활비 집행 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대검이 각 부서별 특활비 지출 기록부와 현금영수증을 보관하고 있는 만큼 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검은 특활비 집행내역을 공개할 경우 순차적·반복적인 정보공개 청구가 이어질 수 있고, 언론의 의혹 제기 등으로 직무 수행에 중대한 지장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대검이 기밀을 요하는 개별 사건 수사의 직접적인 주체라고 보기 어렵고, 특활비의 집행 일자와 금액 등을 공개하는 것만으로 직무 수행이 현저히 곤란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의 사실 인정과 법리 판단이 모두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언론이 특활비 집행 자료에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적인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수사 등 직무 수행에 장애가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보의 성격에 따라 기밀성의 정도가 다른 만큼, 정보공개 청구가 제기될 경우 개별 정보별로 비공개 대상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세금도둑잡아라’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특수활동비·업무추진비·특정업무경비 집행내역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2023년 4월 최종 승소했다. 지난해 5월에는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한 특활비 집행일자 및 금액 공개 소송에서도 승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