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소방청 새해 업무보고 때 나온 말이다. 소방청을 외청으로 둔 행정안전부의 윤호중 장관은 이날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에게 뜻밖의 질문을 던졌다.
윤 장관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소방 점검을 너무 자주 나오는 거 아니냐’는 민원이 많다고 한다”며 “왜 부담스러워할까, 혹시 점검 나온다고 하면 ‘봉투’를 만들어놓고 있는 소상공인 등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직무대행은 “(과거) 산업화시대에는 그랬다”면서도 “지금은 거의 다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장관이 “거의 다냐, 아니면 완전히 없어졌다는 거냐”라고 재차 물었다. 다시 김 직무대행은 “완전히 없어졌다는 생각이 든다”며“(일선 점검) 현장에서 (돈 봉투를 받는) 그런 문제들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방청이 본청 홈페이지에 공개한 지난해 1·2분기 감사 결과를 보면, 징계가 이뤄진 12건의 범죄(비위) 사례 가운데 금품수수는 한 건도 없었다.
이날 소방청 업무보고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윤 장관은 “소방점검은 화재예방을 위한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지 조금이라도 부담을 주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방송을 본 국민이) 이런 점을 잘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절대 이제는 ‘봉투’ 같은 거 준비 안 해도 된다”며“그런 부담 느끼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소방청은 이날 업무보고 때 응급환자 이송 지연, 일명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 직무대행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중증외상, 심정지 등 4대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현장 구급대원이) 정해진 병원에 즉시 통보하고 환자를 이송해야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며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지자체와) 환자 수용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직무대행은 “어려움이 많다. 응급의료 체계가 지역 단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조만간 정부 차원에서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재난 대응 태세도 강화된다. 이를 위해 우선 전국 소방헬기부터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소방청은 관할이나 경계를 따지지 않고 출동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밖에 소방청은 화재 진압이 어려운 초고층 건축물에 쓰인 외장재를 난연성 소재로 바꿀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도 국토교통부와 논의 중이다. 지난해 11월 ‘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사고’를 계기다. 당시 이 아파트는 불이 붙기 쉬운 외장재를 사용했다.
소방청은 고속도로 교통사고 현장에 119구급차량보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소방차도 배치할 계획이다. 사고 수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최근 서해안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 현장조사를 벌이던 경찰관이 졸음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고, 함께 있던 119구급대원 2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