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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영암 5명 중 1명 이민자…주민 77% "우리 이웃" [이민, 사람이 온다]

중앙일보

2026.01.11 12:00 2026.01.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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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1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 위치한 HD현대삼호 조선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출근하고 있다. 영암=장정필 객원기자

" 고향 땅에 내리는 빗소리처럼 아름다운 노래 한곡을 기타로 연주하는게 새해 목표에요. 우즈베키스탄은 비오는 날이 특히 예뻐서 참 좋아했어요. "

지난해 12월 27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 있는 한 통닭집. 코빌 존(42)은 짙은 파란색 작업복 차림으로 맥주잔을 들고 이렇게 새해 소망을 말했다. 그는 2022년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받고 한국에 와 4년째 HD현대삼호에서 일한다. 이날 이민노동자 10여명은 인근 ‘모촌원룸’ 주인 박찬수(79)씨와 통닭집 주인 박경란(55)씨와 퇴근 후 치맥을 함께했다.

러시아 출신 기릴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 카자흐스탄인 아이벡은 “가족들 건강하고, 돈도 많이 버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박씨는 “이렇게 많은 외국인이 혼자 와서 일허고, 돈 벌면 다 가족들한테 보내는 데 한국에서 함께 살게허면 나라에도 좋은 일 아녀”라고 했다. 영암군은 주민 5명 중 1명(21.1%)이 외국인으로 전국 자치단체 중 이민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김영옥 기자

중앙일보가 입수한 법무부 이민정책연구원의 ‘이민자 사회통합지수’ 보고서에서 영암군은 ‘이주민을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수용하느냐’고 물은 결과 ‘동의한다’(77.0%)는 비율이 전국 1위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17개 광역자치단체와 등록외국인이 1만명 이상인 22개 기초자치단체의 내국인 6000명을 대상으로 이주민 수용도를 조사한 결과다. 반면에 제주도는 ‘동의한다’(40.9%)는 최하위권이었고,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가 11.6%로 조사 대상 자치단체 중 가장 높았다. 제주도는 2002년부터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며 비자 없이 30일간 도내 체류할 수 있는 ‘무사증 제도’를 시행하며 지난해 224만명 이상(잠정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았지만 불법 체류자도 많다. 현지에선 중국인이 운영하는 불법 인력 파견사무소도 성업 중이다.

지난해 가을 오전 6시 제주의 한 농촌에서 중국 불법체류자를 농사꾼이 트럭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제주=김정재 기자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72만5083명, 90일 이상 장기체류 외국인도 216만명을 넘어섰다. 여기서 외국국적 동포를 제외한 등록외국인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160만6633명. 이 중 약 60만명(37.5%)이 각종 취업비자로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다. 지난해 9월까지 산업재해로 숨진 457명 중 60명(13.1%)이 외국인인 이유다.

유민이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거주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5.3%에 달하고 한류 인기와 더불어 증가세도 가파르다”며 “이미 온 이민시대에 맞춰 외국인을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사람이 온다’는 통합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하고 질서 있는 ‘정규 이민’ 여부에 따라 이민자 수용성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비자를 포함한 이민 통합정책 차원에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민자 사회통합지수, 어떻게 조사했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산하 이민정책연구원이 2024년 8월 19일~9월 20일 전국 17개 시·도 다문화도시협의회 소속 22개 기초자치단체의 만 19세 이상 내국인 6000명과 이민자(국내 장기체류 외국인·5년 이내 귀화자) 6000명을 대상으로 대면면접조사 방식과 Open URL 활용 조사 방식을 병행해 진행했다. 표본은 전국 이민자 모집단 약 185만명의 체류 자격별 특성을 반영하여 설계 한 후 지역·성·연령별을 층화하여 추출했다. 목표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1.6%포인트다.

[이민, 사람이 온다] 시리즈가 더 궁금하시다면
www.joongang.co.kr/series/11846



윤정민.이영근.전율.김정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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