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때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는 게 1차 목표입니다. 광주·전남 통합을 곧바로 추진하겠습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 2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한 말이다. 이들은 오는 7월 1일 통합 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광주·전남 통합을 전격 선언했다. 양 시·도가 1986년 11월 분리된 지 40여년 만이다.
두 단체장이 쏘아 올린 행정통합 신호탄은 발 빠른 준비 절차로 이어졌다. 통합 선언 사흘 뒤 사무국(행정통합추진기획단)을 출범시키며 행정·제도적 준비에 착수했다. 지역 정치권 또한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안 제정에 착수하며 힘을 실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자치분권에 대한 의지는 행정통합 속도에 불을 댕겼다. 이 대통령은 통합 선언 당일 두 단체장에게 “잘하셨다”며 청와대 오찬에 초대했다. 지난 9일 오찬 간담회에선 “시·도 통합 땐 재정·조직 등 모든 것을 넘기겠다”고 했다. 지난 16일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통합특별시에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하는 인센티브도 발표했다.
통합 추진에 속도가 붙을수록 숙의(熟議)를 통한 공감대 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통합을 위해선 주민투표를 통해 시·도민의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는 게 대표적이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5일 행정통합 특별법을 발의하려던 계획을 놓고도 “밀어붙이기식 속도전은 안된다”는 말이 나왔다.
결국 민주당은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겠다”며 특별법 발의를 이달 말로 늦췄지만 또다른 문제점들이 표출됐다. 광주·전남이 합쳐지면 농·어촌이 많은 전남 22개 시·군이 도시권에 비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반면 광주 5개 자치구에서는 행정·재정 권한이 현재보다 축소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나섰다.
공무원과 교사 등의 걱정도 크다. “광주시 공무원이 전남 섬에서 근무하게 될 수도 있다”는 등의 우려다. 강 시장과 김 지사는 “통합 후 어떠한 불이익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온라인이나 SNS 등에선 “행정통합 같은 지역 백년대계를 주민과의 숙의 없이 강행하려 한다”는 성토도 여전하다.
광주·전남 통합 논의는 광주가 ‘직할시’로 분리된 후 3차례 진행됐다. 전남도청 이전이나 대구·경북(TK) 통합 논의 등과 맞물린 통합론이 나왔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에도 시·도민과의 합의 없이 통합만 하려 들면 갈등만 쌓여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광주시·전남도는 19일부터 시·도민을 상대로 공청회를 연다. 광주·전남 27개 시·군을 돌며 통합의 당위성과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다. 양 시·도가 주민과의 숙의를 통해 논란과 갈등을 봉합하고 성공적인 통합 전략을 도출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