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tte Plaze', 'aewaru Pavilion'….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운영하는 울산시 관광 홈페이지 '왔어 울산' 영어 페이지에 소개된 관광지 명칭이다. 모두 잘못된 표기다. 롯데 플라자는 끝 글자에 들어가야 할 'a' 대신 'e'가 쓰였다. 태화루는 앞글자 'T'가 빠진 채 'aewaru Pavilion'으로 표기됐다. 올바른 표기는 각각 'Lotte Plaza', 'Taehwaru Pavilion'이다. 캠핑장 주소에서도 오류가 있었다. '당사 현대차 오션 캠핑장'의 주소인 '울산 북구 당사동 378-4 일원'을 영어 페이지에서는 범위를 뜻하는 '일원'을 그대로 'ilwon'으로 옮겼다. 의미에 맞게 'Public Waters Area'로 바꿔야 한다고 울산시 감사관실측은 권고했다. 이들 영문 표기는 울산문화관광재단이 2024년 11월 번역업체에 151만원을 지급하고 받은 결과물이다. 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번역업체 직원이 AI 프로그램으로 번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홈페이지 담당자가 잘못된 번역 내용을 제대로 검수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 셈이다.
울산문화관광재단과 울산박물관의 부실한 영어 표기 사례가 여러건 적발됐다. 울산시는 최근 3년간 두 기관의 업무 전반을 감사한 결과, 영어 표기 오류와 시설 운영 부실 등 39건의 문제를 확인해 기관 경고 등 행정 조치를 했다고 20일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울산박물관은 영어 설명문에서 '울산왜성'을 'the dwarf castle ruins'로 표기했다. 일본군이 쌓은 성이라는 의미의 '왜(倭)'를 '왜소한'이라는 뜻의 'dwarf'로 잘못 번역한 것이다. 적절한 표현은 'Ulsan waeseong Japanese Fortress'다. '언양읍성'은 'Eonyang-Eupseon'으로 표기돼 끝 글자 'g'가 빠졌다. 이는 국가유산 영문 표기 기준에도 맞지 않다고 감사에서 지적됐다. 문화유산 명칭 뒤에 실제 성격을 함께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올바른 명칭은 'Eonyang-eupseong Walled Town'이다.
영어 리플렛과 안내문에서도 기초적인 철자 오류가 반복됐다. 산업역사관을 'Industrial History Gallery'가 아닌 'Industiral History Gallery'로 적었다. 'ri'를 'ir'로 잘못 쓴 사례다.
'facilities'를 'facilites', 'museum'을 'musium'으로 적은 사례도 있다. 박물관 입구 안내판의 '입장은 17시까지'는 'Entrance is opened until 17 o'clock'으로 번역돼 있었다. 영어 표현으로는 'The entrance closes at 5PM'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공문서에서도 황당한 오류가 나왔는데, 기업회의 유치를 위한 영문 제안서에 '세계 최대 규모 소망우체통'을 'Hope Bostbox'로 표기해 'Postbox' 철자를 틀렸다. 시 감사관실 측은 "오류가 반복되면 기관의 전문성과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감사에서 예산 집행과 시설 관리 부실 사례도 함께 드러났다. 울산문화관광재단은 2024년 1억2319만원을 들여 '울산에서 일하며 여행하기(워케이션)' 사업을 운영했지만, 목표 인원 800명 중 실제 참여자가 307명에 그쳤다. 이에 남은 예산은 당초 계획에 없던 설명회 개최, 직원 26명을 대상으로 한 타 지역 벤치마킹 등으로 사용했다.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6개도 세금 낭비 사례로 드러났다. 해당 충전기들은 2021년 센터 준공 당시 4200여만원을 들여 설치됐다. 이후 2024년 전기차 화재 위험 문제가 제기되자 울산시는 별도의 예산을 주면서 지상 이전이나 화재 예방 시설 보완을 지침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재단은 그해 11월 730여만원을 들여 충전기를 철거해 창고에 방치했다. 철거된 충전기들이 창고에 있다는 사실을 물품관리관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결국 재사용이 가능한 시설을 방치해 다른 기관에서도 활용할 기회를 차단한 셈이다.
이밖에 인터넷 로밍 비용을 세금으로 처리한 사례, 식비를 중복으로 지급한 사례 등이 여러건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