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에서 진행 중인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선수들의 빛나는 스포츠맨십이 연일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팽팽한 긴장 속에 경기를 치르는 가운데서도 상대 선수나 볼퍼슨의 건강과 안전을 먼저 챙기는 훈훈한 장면이 잇따라 연출됐다.
대회 첫날인 지난 18일 여자 단식 1회전 제이냅 손메즈(세계 112위·튀르키예)와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바(11위·러시아)의 경기에서는 볼퍼슨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세트를 먼저 따낸 손메즈는 2세트에서 상대 서브를 기다리던 도중 체어 엄파이어 아래쪽에 서 있던 볼퍼슨 소녀가 쓰러지는 모습을 포착했다. 소녀는 스스로 일어났지만, 서 있는 게 힘겨운 듯 몸을 휘청였다. 현재 멜버른은 여름이다.
손메즈는 곧바로 볼퍼슨에게 달려갔다. 그러면서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 그리고는 볼퍼슨을 직접 부축하며 의자에 앉힌 뒤 의료진의 도움을 받게 했다. 손메즈는 경기 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그 소녀는 '괜찮다'고 했지만 누가 봐도 괜찮지 않아 보였다"며 "다행히 볼퍼슨이 쓰러지기 전에 내가 붙잡아 줄 수 있었고, 뭐라도 마셔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좋은 선수가 되는 것보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도움이 돼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지난 19일에는 프리실라 혼(121위·호주)이 마리나 스타쿠시치(127위·캐나다)와 여자 단식 1회전 경기 도중에선 선수들간 스포츠맨십이 빛났다. 3세트 게임 스코어 5-3으로 혼이 앞선 상황에서 스타쿠시치가 돌연 코트에 쓰러졌다. 그러자 혼은 상대 코트로 넘어가 스타쿠시치의 몸 상태를 살폈다. 스타쿠시치가 휠체어에 앉도록 도왔다. 끝내 스타쿠시치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기권했다. 혼의 상대 선수를 배려하는 마음은 호주 홈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혼은 "이런 방식으로 이기고 싶지 않았다"며 "마리나의 상태가 좋아지기를 바란다"고 상대 선수에게 위로를 건넸다. 손메즈는 3세트 접전 끝에 이겨 튀르키예 선수 최초로 호주오픈 여자 단식 2회전에 올랐고, 혼은 2020년 이후 6년 만에 호주오픈 2회전 진출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