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서울시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 대가 뇌물 1억원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건넸다는 진술을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1억원을 강 의원이 전세자금으로 썼다는 전 보좌관의 진술도 경찰이 받았다고 한다. 강 의원은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조사를 받으며 “원칙을 지키며 살았다”고 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20일 강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들여 조사했다. 수사 착수 20일 만, 지난달 29일 강 의원이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수수 사실을 논의하는 녹취가 공개된 지 22일 만이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8시 56분쯤 감색 코트 차림으로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출석해 “이런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며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제 삶에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을 지키며 살아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천헌금 1억원을 받았느냐’는 취재진의 질의에는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강 의원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을 대가로 김 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가 이후 이를 돌려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1억원의 성격과 실제 금품이 오간 자리에 강 의원이 동석했는지 등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수사력을 모았다.
돈 전달 경위를 두고 핵심 당사자들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김 시의원은 앞서 경찰 조사에서 “서울 시내 한 호텔에 있는 카페에서 강 의원과 그 보좌관 남모씨를 만났고, 강 의원에게 직접 1억원을 건넸다”며 “강 의원이 ‘어휴, 뭘 이런 걸 다’라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에 동석한 남씨는 “강 의원이 1억원을 전셋집을 구하는 자금으로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강 의원은 지난해 12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남씨의 보고를 받고서야 돈을 받은 사실을 인지했고, 돌려주라고 지시한 뒤 반환을 확인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한 달 반가량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이어왔다. 김 시의원과 남씨에 대한 조사가 지난 주말까지 진행된 뒤 이들의 진술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강 의원이 이를 토대로 조사에 대비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1일 강 의원의 주거지와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때 강 의원은 최신형 아이폰을 경찰에 제출했는데,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했다고 한다.
한편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21대 총선 전후 지역구의회 공천 대가 뇌물로 전직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총 3000만원의 금품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김한메 대표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그는 김 전 원내대표와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정청래 민주당 대표 등을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