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의 호시우 광장. 유럽의 수많은 광장과 다를 바 없지만, 분명 특별하다. 바닥에 깔아놓은 흑백의 돌이 거대한 물결을 만들며 출렁거린다. 리스본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드는 주역이 왜 이 바닥인지를 현장에서 더욱 실감하게 된다. 사실 가든 디자인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세계적인 조경가인 호베르투 부를리 마르스(1909~1994)를 놓칠 수 없다.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브라질에 도입된 유럽 정원의 맥을 끊어내고, 브라질 자생식물을 도입해 그만의 예술 감각으로 도시의 조경을 바꿨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호시우 광장의 바닥에서 영감을 얻어 다시 한번 전 세계 조경계를 깜짝 놀라게 한 작품이 코파카바나 해변 산책로다.
호시우 광장에 깔린 돌은 회색·분홍·노란색도 보이지만 대부분 흰색의 라임스톤과 검은색의 현무암이다. 크기는 40×60㎜, 100×110㎜로 생각보다 작다. 돌이 작기 때문에 깔기는 어렵지만 모자이크 방식으로 문양을 내기 쉽다. 이 돌이 깔린 시점은 1840년대로 아름다운 연출보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바닷가 도시인 리스본은 비가 오거나 바닷물이 넘치면 거리는 온통 진흙탕이 된다. 견고한 돌을 바닥에 깔면 날씨에 상관없이 걷거나 마차 등 교통수단이 다닐 수 있고, 물 빠짐도 쉽다.
문제는 흰색 라임스톤만 바닥에 깔면 햇볕 반사가 심해 눈을 뜨기 어렵고, 검은색의 현무암은 햇볕을 그대로 흡수해 도시를 어둡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당시 포르투갈의 장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색과 흑색의 돌을 섞어 썼고, 단순히 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많은 기하학적 패턴과 문양을 곁들여 예술성을 불어 넣었다. 우리가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기능’ 안에 ‘예술’을 담아냈을 때다. 우리도 경복궁 근정전 앞에, 화강암을 얇게 조형해 만든 박석을 깔아두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겨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