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과 보호무역주의가 맞물린 2025년, 글로벌 금융시장은 표면적 호황 속에 구조적 균열을 누적했다. 올해는 균열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통과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은 개인소득세 감면을 사실상 영구화하며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3조5000억~4조 달러 늘릴 것으로 추산된다. 재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평균 수입관세율은 2025년 11월 16.8%까지 올라 193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방 대법원이 관세의 합법성을 심리 중이어서 정책 지속성은 불투명하다. 관세가 유지될 경우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5%를 웃돌고, 재정적자는 중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6%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강화된 이민정책은 노동 공급 충격을 핵심 변수로 만들었다. 2025년 5~11월 월평균 고용 증가는 1만7000명에 그쳤고, 실업률은 4.6%까지 상승했다. 외국 출신 노동자는 50만 명 이상 감소했으며, 추방 조치가 확대될 경우 노동시장 균형을 위한 월간 고용 증가 기준선은 5만 명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
이처럼 정책 부담이 쌓이는 가운데, 지난해 미국 GDP 성장의 약 3분의 2를 담당했던 인공지능(AI)이 올해도 같은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다. 대규모 AI 투자의 재원 조달과 수익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는 수익 창출 이전에 기술적 진부화(obsolescence) 위험에 직면해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진 교체와 차기 의장 지명은 통화정책의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시장 신뢰를 시험할 것이다. 그 여파는 달러 가치와 금 가격에 먼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11월 중간선거로 의회 권력 구도가 바뀌면 입법 동력은 약화되고 정책 초점은 무역과 대외정책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유로존은 통화·재정정책의 누적 효과와 비교적 안정된 무역 환경 속에서 점진적 회복 국면에 있다. 인플레이션이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 2% 아래로 내려가면 추가 금리 인하 여지도 생긴다. 독일 주도의 국방·인프라 지출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과 재정 제약은 변수다. 일본은 경제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일본은행(BOJ)의 긴축 기조로 정책 환경은 제약적이다. 중국은 물가 상승률이 0~1%대에 머물며 디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지고, 부동산 침체와 재정 부양 기대 약화로 성장률이 4%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평가된 미국 주식시장과 누적된 정책 리스크 속에서 미국 중심 투자 전략을 정당화하기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미국 외 지역으로 자본 재배분을 검토해 볼 만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