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쿠팡이 개인정보위 조사에 협조적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쿠팡에선 가입자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 사태가 터졌다. 송 위원장은 쿠팡이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를 삭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접속 로그 데이터’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쿠팡 측 과실로 5개월분 홈페이지 접속 로그 데이터가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와 관련, 송 위원장은 “(개인정보위 조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강제 조사권을 마련하겠다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자체 조사결과를 앱·홈페이지에 공지했다가 지난 14일 개인정보위로부터 게시 중단 권고를 받은 바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유출 규모의 1만분의 1수준인 3000명 계정이 제한적으로 유출됐다는 취지로 공지했다. 이에 대해 송 위원장은 “쿠팡 조사는 상당히 진행됐는데 확실한 건 3000만명 이상 유출됐다는 것”이라며 “(가입자가 입력한 배송지 주소, 전화번호 등) 비회원 정보까지 더하면 유출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된 휴대전화 개통 때 안면 인식 의무화에 대해선 부처 간 협의가 부족했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아무리 개인 정보를 많이 활용하는 시대가 되더라도 큰 원칙은 정보 주체의 개인 정보 보호 측면을 덜 훼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안면 인식 의무화가) 적절했느냐에 대해선 저도 의문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송 위원장은 가입자 개인정보 유출로 유심 교체 사태를 일으킨 SK텔레콤이 1348억원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낸 것과 관련, “처분은 여러 가지 철저한 법적 검토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승소를 위해) 추가로 뭐가 필요한지는 소송 대응 과정에서 그때그때 보면서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밖에 송 위원장은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와 플랫폼 환경에서 한 번의 관리 실패가 단기간에 대규모·연쇄적 개인정보 유출 피해로 퍼질 수 있는 만큼 사후 제재 중심 체계에서 사전 예방 중심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송 위원장은 “해당 전환이 제재를 약화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예를 들어 중대·반복 위반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 특례를 도입(전체 매출액의 10%까지 부과 가능)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어 송 위원장은 “이는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를 기업의 선택이 아닌 경영의 전제 조건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구조적 장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