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행정통합 로드맵이 오는 28일 나온다. 주민투표를 전제로 한 상향식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부산·경남은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 이전에 주민투표를 하는 방안을 로드맵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광역지자체 간 통합 관련 주민투표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26일 부산시와 경남도에 따르면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 로드맵과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한다.
부산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부산·경남만 뒤로 빠질 수 없다”며 “지방선거 전 마지노선인 4월 1일 이전에 주민투표를 하는 방안을 추진하되 행안부 장관의 승인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주민투표법 제8조에 따라 시·도별 주민투표 시행에 소요되는 600억원 가량의 비용은 행안부가 부담한다.
주민투표에서 과반 찬성이 나오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 선출 가능성도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박형준 부산시장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 선출에도 동의하는 입장”이라며 “경남도와 여러가지 방안을 두고 막판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속도보다는 내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도지사는 26일 열린 간부 회의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든지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은 안 된다”며 “정부가 통합 이후 자치단체 미래상과 통합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속도전과 내실을 두고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울산시의 동참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지난 21일 “여론조사 결과 50% 이상 시민이 동의하면 (행정통합)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하자 지역 정가에서는 통합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빠른 통합을 거듭 강조하는 상황에서 신중론에 매몰돼 시기를 늦추다가는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26일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울·경이 선제적으로 행정통합을 추진한다면 연방정부에 준하는 수준의 광역 자치권, 재정자율권을 요구할 수 있는 정치적 정당성을 갖추게 된다”며 “지금 하지 않으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고 광역 단체장들의 빠른 결단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 시장은 부·울·경 행정통합에 즉각 참여하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2028년 총선 때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박재욱 신라대 행정학과 교수는 “울산을 포함한 행정통합은 변수가 너무 많은 데다가 오는 4월 1일 이전에 주민투표를 시행하면 투표율 25%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오는 6월 지방선거 때 행정통합 주민투표를 병행하는 게 과반 찬성을 넘기는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 단체장 선출은 2028년 총선 때 같이 뽑도록 행정통합 특별법에 명시화하면 2026년 선출된 지자체장들이 2년 동안 경쟁적으로 행정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런 과정을 거친 뒤 통합 단체장을 선출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