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경남도는 2028년 행정통합을 목표로 연내 주민투표를 하기로 합의했다. 주민투표에서 과반 찬성이 나올 경우 2027년 특별법을 제정해 2028년 총선에서 통합 자치단체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가 확실한 재정·자치분권을 보장하는 특별법을 수용하면 통합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28일 오전 10시 30분 부산신항 내 동원글로벌터미널 홍보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양 시도지사는 곧바로 통합 특별시의 권한과 책임 구조를 담은 특별법안을 마련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연내 주민투표를 하기로 했다. 과반 찬성이 나오면 2027년 통합 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통합청사 위치 등을 담은 특별법을 제정하고, 2028년 4월 총선에서 통합 자치단체장 선거로 행정통합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양 시도지사는 “행정통합을 2030년까지 미루면 의지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다음 임기 내라도 빨리 행정통합을 하려고 한다”라며 “6월 지방선거 출마 후보가 (임기 단축에) 동의할지는 후보들 판단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 행정안전부가 주민투표 예산을 빠르게 확보하고, 정부가 지방의 재정·자치분권을 보장하는 특별법을 수용하면 행정통합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는 조건도 달았다. 주민투표법 제8조에 따라 시·도별 주민투표 시행에 드는 600억원가량의 비용은 행안부가 부담한다. 박 시장은 “정부가 완벽한 재정·자치 분권 내용을 특별법에 담아 2월 국회에서 처리하고 행안부가 주민투표를 신속히 한다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뽑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정부 지원안 “배고프다고 독 든 떡 먹으라는 것”…재정·자치분권 이양해야
박 시장과 박 도지사는 최근 정부가 제시한 행정통합 지원안을 두고 “정치 바람으로 통합을 강권하는 것은 배고프다고 독이 든 떡을 먹으라는 것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장기적 구조 개편을 뒷받침하기에 기간과 규모에서 부족하고 당장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없다”고 지적했다.
진정한 지방정부를 실현하려면 지자체에 재정·자치분권을 파격적으로 이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 시도지사는 “현행 7.5 대 2.5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대 4로 개선하면 연간 약 7조70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국고보조 사업은 완전한 포괄 보조 형식으로 전환해 지역 정부의 재정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남해안 발전을 가로막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을 비롯해 광역교통망 구축을 위한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규제 및 특구 지정 등 기업 투자유치 관련 전권을 지방정부에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과 박 도지사는 분권 구조 개편안을 담은 특별법 제정을 위해 8개 시도 행정통합 추진 단체장이 참여하는 긴급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8개 시도가 특별법에 담아야 할 구체적인 내용을 사전 협의한 뒤 공동으로 정부와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이다.
최근 행정통합 논의에 동참 의사를 밝힌 울산시에 대해서는 울산 시민의 뜻이 수렴되는 대로 통합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부·울·경이 통합할 경우 인구 770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370조원 규모의 초광역 지방정부가 탄생한다.
양 시도지사는 “중앙정부가 권한을 내려놓고 통합자치단체의 위상과 자치권 보장을 규정한 ‘광역자치단체 통합 기본법’을 정부 안으로 제정해야 한다”며 “정부가 통합 자치단체에 권한을 이양하느냐에 따라 경남·부산 행정 통합의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