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이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당기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앞으로 재정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올해부터 수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료 수입은 제자리걸음인 반면 갈수록 건보 재정 지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8일 2025년도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현금흐름 기준 4996억원 흑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1년 이후 5년 연속 흑자다. 다만 흑자 규모는 전년(1조7244억원)보다 1조2248억원 줄었다. 누적 준비금은 30조2217억원이다.
━
수입 증가세 둔화…보험료 기반 약화
2025년 총수입은 102조8585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수입 증가율은 2022년 10.3%에서 2023년 6.9%, 2024년 4.4%, 2025년 3.8%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보험료 수입은 87조2776억원으로 4.0% 늘었지만, 직장보험료 수입 증가율은 3.5%에 그쳤다. 직장가입자 수 증가율이 0.5%로 낮아졌고, 보수월액(급여) 증가율이 둔화한 데다 2년 연속 보험료율이 동결된 여파다. 지역보험료 수입은 7.7% 증가했으나, 이는 전년도 재산보험료 기본공제 확대와 자동차보험료 부과 폐지로 감소했던 데 따른 반등 성격이 크다.
지난해 수입 증가에는 정부지원금 증액과 자금운용 수익이 영향을 미쳤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25년 정부지원금은 12조4913억원으로 전년보다 3255억원 늘었고,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한 전략적 자금운용을 통해 7088억원의 현금 수익을 거뒀다.
━
보험급여비 8.4% 증가…지출 압력 지속
반면 지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총지출은 102조3589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늘었다. 이 가운데 보험급여비는 101조6650억원으로 8.4% 증가했다. 수가 인상과 의정갈등 시기 비상진료 지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이 본격화된 영향이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지출 증가율이 다소 낮아졌다”라며 “2024년 전공의 이탈 당시 수련병원에 선지급했던 1조4844억원이 2025년에 상환된 데 따른 효과”라고 분석했다.
공단은 저성장 고착화와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보험료 수입 기반이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필수의료 확충과 의료개혁 과제,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 상병수당 제도화 등으로 재정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건강보험 재정 전망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2026년에는 당기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지출 관리와 건전한 의료 이용 문화 확산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