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지난해 한국의 1인 가구가 1000만 가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가구의 42%다. 1인 가구는 주변에 흔히 볼 수 있지만, 귀 기울여지지 않는 존재다. 6년간 한국 1인 가구의 삶을 연구한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김수영 교수는 "1인 가구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인 지금의 한국 사회를 충실하게 살았을 때 이르는 필연적 결론"이라고 봤다.
그 자신도 1인 가구인 김 교수는 1인 가구 100명을 직접 인터뷰했다. 대다수는 자발적으로 1인 가구가 된 게 아니었다. 일에 자신을 갈아 넣으며, 삶을 업무용으로 최적화한 결과다. 그렇다고 돈이 삶의 질로 전환되지도 않았다. 배달 음식, 간편식, 세탁서비스 등으로 확보된 시간은 자기 돌봄에 사용되기보다 노동시간으로 다시 흡수됐다. 고소득 1인 가구는 우울과 고립 정도가 가장 심각했고, 식생활 질도 낮았다.
일에 대한 전념을 강조하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가 이미 삶의 형태를 바꾸어놓았지만, 이를 받쳐줄 제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은폐된 사회적 위협을 연구해 온 김 교수는 이것이 1인 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역설한다. 개인화된 사회가 초래하는 위협을 혼자 사는 이들이 가장 먼저, 가장 선명하게 마주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