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여성 입소자들을 성적 학대한 혐의를 받는 시설장 A씨가 19일 구속 기로에 놓였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색동원 입소자가 처음 성폭력 피해를 고백한 지 1년 만에 열리는 것으로, A씨가 구속된다면 경찰은 수사 개시 10개월 만에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과 11시 색동원 시설장 A씨와 시설 종사자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각각 진행한다.
A씨는 생활지도 등을 빌미로 여성 장애인들과 강제 성관계를 맺거나 유사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피보호자 간음 등·장애인복지법상 폭행) 등을 받는다. B씨는 시설 입소자들을 폭행한 혐의(장애인복지법상 폭행)가 있다.
A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것은 지난해 2월 색동원을 퇴소한 피해자 C씨가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처음 가족 등에게 고백한 지 꼬박 1년여 만이다. 경찰은 C씨 법률대리인의 수사 첩보를 받아 5월부터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은 색동원 퇴소 장애인과 퇴소 직원 등을 조사했고, 같은 해 9월 시설을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강제수사 이후에도 발달장애인들로부터 피해 진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수사는 난항을 겪었다. 그러던 중 12월 국내 한 대학 연구팀이 강화군 의뢰로 진행한 심층 조사에서 입소자와 퇴소자 등 19명이 A씨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피해자 추가 조사에 나섰고, 김민석 국무총리 지시로 지난달 31일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교통부장을 단장으로 한 ‘색동원 사건 특별수사단’을 꾸려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은 우선 A씨를 이달 말 송치하는 것을 목표로 성폭력 피해 진술과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특정된 피해자는 6명으로, 경찰은 이달 9일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피해자 진술, 진료 기록, 의견서 등 수천장에 달하는 그간의 수사 기록을 함께 첨부했다. 또 최근 피해자 2명의 몸에서 각각 발견된 체모는 DNA 대조를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그동안 혐의를 대부분 부인해온 A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예정이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도 방청석에 앉아 영장실질심사를 지켜보기로 했다. C씨의 법률대리인인 고은영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법무법인 차원에서 심문 절차를 직접 확인하고, 구속 촉구 의견을 낼 계획”이라며 “A씨가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있는 만큼 꼭 구속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경찰은 수사 개시 10개월 만에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게 된다. 구속 수사로 전환되면 A씨의 성폭력 혐의뿐만 아니라 시설의 보조금 유용 등 추가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여성 입소자들을 조사했던 대학 연구팀이 최근 색동원 남성 입소자 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조사 결과도 곧 경찰에 전달될 예정이어서 시설 종사자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