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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가지고도 '타코' 했던 트럼프…3월말 習과 '빈손' 회동?

중앙일보

2026.02.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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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 대법원이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이라고 최종 결론 내린 가운데 사실상 ‘협상의 무기’를 상실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31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0월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악관 당국자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시 주석과의 전화통화 이후 “시 주석이 내게 (내년)4월 베이징 방문을 초청했고, 나는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방중 이후 시 주석을 워싱턴으로 초청하기로 했다며 시 주석과의 만남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의 판결로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국을 압박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온 상호관세가 무효가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이 급격히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관세를 앞세워 시 주석을 상대하면서도,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을 무기화해 대항할 때마다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등 이른바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논란을 자초해왔다.
미 관세 이후 중국 수출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한국무역협회 K-stat]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협상에서 관세를 지렛대로 활용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의존해왔던 권한이 사라지면서 시 주석과의 협상에서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확정된 것과 관련해서도 “중국 관리들이 관세에 대한 미국 내의 법적 공방을 예의주시해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상호관세를 대체할 ‘플랜B’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체 수단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사실상 자의적으로 부과해온 상호관세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19일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특히 이날 대법원이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하면서 “미국 헌법은 관세를 비롯한 각종 조세 권한을 연방 의회의 고유 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오는 24일로 예정된 2기 행정부 출범 후 첫 국정연설에서부터 의회의 강한 견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8일 전국으로 생중계될 국정연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성과를 강조하고 백악관의 정책에 대한 의회의 협조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우 훌륭하고 강력한 연설이 될 것이다. 모두 꼭 시청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은 일찍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에 대한 집단 보이콧 등을 예고하며 11월 선거를 앞둔 중대한 정치적 분수령으로 활용할 뜻을 밝혀왔다. 이날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정책인 상호관세 자체를 위법으로 결론내면서 민주당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정책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실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유해한 관세를 무효화한 대법원의 판결은 미국 국민에게 큰 승리이자, 자칭 ‘왕’이 되려던 자에게 또 한 번의 뼈아픈 패배를 안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불법적 관세를 생활비를 증가시키고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며 “우리는 취임 첫날부터 대통령이 의회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미국 국민에게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고, 그의 월권 행위는 결국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는 의견이 나왔다. 공화당 소속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지난 1년간 내가 주장했던 바가 옳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결로 입증돼 기쁘다”며 “앞으로 의회는 대법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권한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랜드 폴 상원의원도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법원은 명백했어야 할 사실을 분명히 했다”며 “이번 판결을 통해 앞으로 대통령이 비상 권한을 이용해 사회주의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19일 목요일 조지아주 로마 소재 쿠사 스틸 코퍼레이션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 후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부통령이 지냈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역시 X에 “미국 국민의 승리이자 미국 헌법에 명시된 권력 분립 원칙의 승리”라며 “역사적인 이번 판결로 미국은 이제 미합중국 헌법에 따라 자유 국가들과의 자유 무역을 다시 추구할 수 있게 됐다”고 적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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