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불공정 행위에 대한 실질적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 과징금 하한선을 대폭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대한 법 위반의 경우 매출액 대비 15% 이상을 하한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주 위원장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현행 과징금 하한률에는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담합의 경우 과징금 상한은 매출의 20%지만, 하한은 3%에 그친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상한 20%에 하한 3%는 상당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검토 중인 방안에 따르면, 상한이 20%일 경우 중대한 법 위반에는 하한을 15% 이상으로, 매우 중대한 위반에는 18% 이상으로 설정하는 방향이다. 과징금률 자체도 상향 조정하고, 부과율 산정 시 기업 규모를 고려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주 위원장은 “같은 위반 행위라도 기업 규모가 클수록 사회적 책임을 더 강하게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사권 강화를 위해 조사 불응 시 별도의 경제적 제재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주 위원장은 “현재는 공정위가 고발해도 벌금이 수억원 수준에 그치고 처벌이 약하다”며 “조사 협조를 유도하기 위해 전체 매출의 1~3% 수준 과징금을 설정하면 상당한 제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본안 위반에 대한 가중 처벌이 아니라, 조사 방해 행위에 대한 별도 제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를 언급한 데 대해 주 위원장은 “원칙적으로 고발권을 폐지하는 방향이 맞다”고 밝혔다.
다만 전속고발권 폐지로 기업들이 무분별한 고발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없도록 과도한 형벌 조항은 정비해야 한다”며 “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가지 않도록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제분업체들이 담합 의혹 이후 밀가루 가격을 5% 인하한 것에 대해서도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어림짐작해도 10% 이상 인하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어 “가격 인하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며 “설탕과 밀가루 가격이 내려가면 관련 식품 가공업체에서도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