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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예수'에 빗대더니…트럼프, '기독교계 비난'에 게시물 삭제

중앙일보

2026.04.13 12:23 2026.04.1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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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한 이미지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기독교계가 강하게 반발하자 12시간만에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보수 기독교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을 예수에 빗댄 것으로 추정되는 AI생성 이미지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12시간만에 삭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미국 출신인 교황 레오 14세가 전쟁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내자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을 예수에 빗댄 것으로 추정되는 AI생성 이미지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12시간만에 삭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미국 출신인 교황 레오 14세가 전쟁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내자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밤 SNS에 흰 옷을 입고 붉은 망토를 걸친 채 병든 누군가의 이마에 오른손을 올린 자신의 이미지를 올렸다.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미지에 등장하는 트럼프 대통령 주변엔 광채가 나고 왼손엔 빛이 나는 무언가를 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는 성조기와 자유의여신상, 국조 흰머리독수리 등 미국의 상징물이 배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 없이 해당 이미지만 게시해 정확한 의도를 알 수 없지만, 해당 게시물을 올린 뒤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를 예수에 빗댄 것 아니냐는 비판이 기독교계에서 줄을 이었다.

유명 보수 개신교 작가 메건 배샴은 “대통령이 재밌자고 한 건지 약물에 취했던 건지 모르겠고 이 터무니없는 신성모독을 어떻게 해명할 건지 모르겠지만 게시물을 즉각 내리고 미국 국민과 하나님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백악관 인사들과 가까운 보수 기독교 팟캐스터 이사벨 브라운도 “솔직히 역겹고 용납할 수 없는 게시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온 또 다른 보수 기독교 팟캐스터 마이클 놀스도 게시물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결국 게시물은 올라온 지 12시간만에 삭제됐다.

게시물이 삭제된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직접 올린 게시물이 맞다면서도 “나는 사람들은 나아지게 해준다. 아주 많이 나아지게 해준다”며 의사의 역할을 하는 자신을 묘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시물을 삭제한 이유에 대한 설명은 없었으나 강성 지지층인 보수 개신교계에서까지 반발이 나오자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올린 SNS를 게시물을 직접 삭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올린 게시물이 논란이 되더라도 보통 게시물 삭제는 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월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얼굴을 원숭이에 합성한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올렸다가 12시간만에 삭제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게시물은 SNS를 통해 레오 14세 교황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린지 1시간여만에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레오 14세를 겨냥해 “범죄에 미온적이고 외교정책에 최악”이라면서 자신이 아니었다면 미국인 최초로 교황에 선출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레오는 교황으로서 본분에 충실해 상식적으로 활동해야 하며, 급진 좌파에 영합하는 것을 멈추고 정치인이 아니라 훌륭한 교황이 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교황 레오 14세는 최근 기도회와 SNS 등을 통해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며 “전능에 대한 망상이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성경을 인용해 “전쟁을 벌이는 이들의 기도는 거부당할 것”이라며 일침을 놓기도 했다. 구체적 상황이나 대상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고위 관리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교황 레오 14세가 13일(현지시간) 알제리에 위치한 순교자 기념비를 방문하고 있다. 교황의 알제리 방문은 지난해 레오 14세가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첫번째 주요 해외 순방이다. AFP=연합뉴스

교황 레오 14세가 13일(현지시간) 알제리에 위치한 순교자 기념비를 방문하고 있다. 교황의 알제리 방문은 지난해 레오 14세가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첫번째 주요 해외 순방이다. AFP=연합뉴스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원색적 비난이 이어지자 “제 말을 트럼프 대통령이 하려 했던 일과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복음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논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모든 이들이 평화와 화해의 방법을 찾고 전쟁을 피할 길을 모색하도록 하는 일을 절대 피하지 않을 것이며, 트럼프 행정부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에 대한 비난 등과 관련한 가톡릭계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교황에 대한 비난성 발언에 대해선 유감을 표명하거나 관련 SNS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이날 기자들과의 문답 과정에서 “나는 단지 교황 레오에게 답변했을 뿐 사과할 것은 없다. 그는 틀렸다”며 교황에 대한 공격에 대해 사과할 뜻이 없다고 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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