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 겸 제5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주택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개편 가능성을 한층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그제 X(옛 트위터)를 통해 “거주할 것도 아니면서 돈 벌기 위해 사둔 주택값이 올라 번 돈에 당연히 낼 세금인데, 오래 소유했다는 이유로 왜 대폭 깎아줘야 하나”고 반문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 17일 “이 대통령이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자 진보당 등 범여권에서 1주택자의 장특공까지 배제하자는 주장이 나온다”고 비판하자 반박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이 대통령은 더 나아가 ‘6개월 시행 유예, 그 뒤 6개월간 절반 폐지, 1년 뒤 전부 폐지’ 등 구체적 방식까지 예를 들어 제시했다. 또 “장특공제를 부활시키지 못하도록 법으로 명시해 두면 정권교체가 되더라도 대통령이 맘대로 못 바꿀 테니 버티는 게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 논란을 보는 국민은 혼란스럽다. 정부와 여당의 공식 입장도 없이 이 대통령이 장특공 개편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제도가 실제로 바뀌는 것인지, 어떻게 바뀌는 것인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이미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여권이 장특공 축소, 보유세 강화 등에 본격 나설 것이란 관측이 파다하다.
물론 과세 형평성,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세제 재점검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장특공이 오랜 시간 한국 사회에서 가져온 무게감을 고려하면 개편 논의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 1989년 도입된 장특공은 중산층과 서민의 주거 안정과 재산 형성을 돕는 핵심 장치였다. 도입 후 혜택이 확대돼 양도가액 12억원 초과분에 대해 공제율이 최대 80%까지 늘어났고, 2021년에는 보유와 거주 요건을 각 40%로 분리하며 요건이 강화되기도 했다.
40년 가까이 유지된 세제 근간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부동산 시장을 뒤흔드는 일이다. 무엇보다 장기보유자를 투기꾼과 동일시하는 듯한 이 대통령의 인식은 현실과 맞지 않다. 정부는 장특공 폐지와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가 매물 유도보다 매물 잠김과 조세저항, 전월세 급등을 초래할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새겨들어야 한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조세 실험을 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