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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중 팔 잃고도 만기 전역…‘로봇 의수’ 안 숨긴 선생님, 왜

중앙일보

2026.04.19 13:00 2026.04.2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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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중 오른팔을 잃은 뒤 웨어러블 로봇 의수를 착용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부산 백산초 김근효 교사가 지난 16일 교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송봉근 객원기자

군 복무 중 오른팔을 잃은 뒤 웨어러블 로봇 의수를 착용하고 학생을 가르치는 부산 백산초 김근효 교사가 지난 16일 교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송봉근 객원기자

2018년 군 복무 중 사고로 오른팔을 잃은 부산 백산초 교사 김근효(32)씨는 당시 병원에서 눈 뜬 순간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예전 같은 삶은 어렵겠다고 느꼈어요.”

오른손잡이였던 그는 이후 왼손으로 옷 단추를 끼우고, 수저를 드는 법부터 다시 익혀야 했다. 김씨는 “일상 하나하나가 전부 숙제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장애인의 날(20일)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극복’만으로 설명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는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에는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생각이 반복됐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을 흘려보내는 자신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후회하는 데 시간을 쓰고 있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생은 한 번뿐이니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가족, 친구, 전우들이었다. 그는 “혼자가 아니라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했다. 더 놀라운 선택은 그다음이었다. 사고 이후 군은 그에게 가장 두려운 공간이 됐지만, 그는 스스로 복귀를 택했고 끝내 만기 전역했다. “그곳에 다시 돌아가 제 일을 마무리하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후 그는 새로운 길로 향했다. 교대에 입학해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 이유는 분명했다.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편견 없이 세상을 봅니다. 어릴 때부터 장애를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직접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의 삶에 또 한 번 큰 전환점이 된 건 2023년 ‘따뜻한동행’과 포스코1%나눔재단의 지원이었다. 따뜻한동행은 장애 없는 따뜻한 세상을 목표로 장애인의 삶 전반을 지원하는 사회복지법인으로, 공간복지와 첨단보조기구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장애인의 일상과 사회참여를 돕고 있다.

덕분에 김씨는 로봇 의수를 착용하게 됐다. 개인이 감당하기 쉽지 않은 의수 비용(약 1억원)을 지원받으면서 그의 삶은 한결 편안해졌다.
교사 김근효 씨는 로봇 의수를 지원받은 이후 다른 사람 도움 없이도 양손이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송봉근 객원기자

교사 김근효 씨는 로봇 의수를 지원받은 이후 다른 사람 도움 없이도 양손이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송봉근 객원기자

그는 “예전에는 혼자 하기 어려운 일이 많았는데 비닐 포장을 뜯고, 물병 뚜껑을 열고, 무거운 물건을 잡는 일처럼 양손이 필요한 작업을 이제는 혼자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크다”며 “다시 태어났다는 기분이 들 만큼 제2의 인생을 만들어준 소중한 지원”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의수를 무서워할까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움직여요, 선생님?” 하고 눈을 반짝이며 먼저 다가왔다. 체육 시간 등 의수를 빼고 활동할 때도 반응은 다르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은 의수가 있든 없든 저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 자연스러운 시선이 큰 위로이자 용기가 됐다”고 전했다. “선생님 대단해요”라는 학생들의 말에 ‘내가 이 길을 잘 왔구나’ 하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장애는 특별한 누군가의 일이 아니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이라며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함께 살아가는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이 다시 사회로 금세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과 일상 속 장애 인식 교육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스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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