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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자해극” “정쟁소재 아냐”…‘핵시설 공개’ 정동영 여야 충돌

중앙일보

2026.04.19 19:44 2026.04.1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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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핵 시설 관련 발언으로 미국이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제한했다고 알려지면서 여야가 정 장관의 거취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도어스테핑을 갖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민석 총리의 북한 관련 논의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도어스테핑을 갖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민석 총리의 북한 관련 논의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정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이 벌써 일주일이나 우리 측에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정 장관의) 북한의 두 국가론 동조 발언 이래 누적된 리스크의 현실화이자 예고된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장관을 경질하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 장관이 국회 발언에서 미공개 핵 시설 소재지를 스스로 입 밖에 낸 직후 벌어진 참사”라며 “이제 북한이 핵 시설을 가동하고 미사일을 발사해도 미국이 위성 사진 한 장 공유하지 않으면 기존보다 더 늦게 정보를 파악하게 될 수 있다. 그 자체로 국가 안보의 심대한 자해”라고 했다.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영변과 구성, 강선에 있는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미국 측은 정 장관이 기존에 알려진 평북 영변과 남포시 강선뿐 아니라 구성까지 언급한 걸 문제 삼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과 외교 정책에 대한 전면 수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20일 새벽 미국에서 귀국한 장동혁 대표는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 한·미 동맹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며 “실제로 많은 미국 측 인사들이 정부의 대북 정책과 한·미 동맹에 대한 모호한 입장에 우려를 표했다. 야당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정부와 여당이 다른 길을 고집하면 사실상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장관을 적극 옹호했다. 문재인 정부 국가정보원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정 장관의 발언은) 아무도 모르는 건 아니었다. 일부 언론이나 유튜브에서도 알려진 사실”며 “공인하지 않은 것을 우리 장관이 했다고 (미국이) 언짢게 생각하는 것은 있을지 몰라도 한·미 동맹 관계에 전혀 이상이 없다”고 반박했다.

동명이인인 박지원 최고위원도 이날 충남 보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북핵 문제는 정쟁의 소재가 아니다”며 “국민의 생명과 한반도의 안보가 걸린 중대 사안이라 더더욱 냉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장관 발언 취지는 북핵 능력은 지금도 고도화되고 있으니, 비핵화의 최종 목표를 향해 가되 우선 핵물질 생산과 농축 능력부터 멈춰 세우는 단계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민주당은 외려 장동혁 대표를 향해 역공세를 펴기도 했다. 정청래 대표는 최고위에서 “야당 외교도 필요하고 여당 외교도 필요하지만 외교는 기본적으로 정부 방침과 어긋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장 대표의 방미 활동을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도 “국내에서 할 정쟁을 왜 워싱턴까지 들고 가냐”며 “자국 정부의 안보·대북 노선을 미국 무대에서 공격하는 것이 과연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했다.



이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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