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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폐 가망없고, 오른쪽도 40%뿐…신생아 살려낸 의료진

중앙일보

2026.04.19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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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퇴원을 앞둔 한결이와 어머니의 모습.

지난 3월 퇴원을 앞둔 한결이와 어머니의 모습.

선천성 폐종괴(폐에 혹처럼 비정상적으로 생긴 덩어리)로 왼쪽 폐는 거의 기능을 못 하고 오른쪽 폐 기능도 정상의 40% 수준에 그쳤던 신생아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의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태어나자마자 중증 호흡부전에 빠져 생후 2일 만에 ‘최후의 치료’로 불리는 에크모(ECMO·인공심폐보조장치)를 달아야 할 만큼 위중했지만, 의료진은 수술과 집중치료로 아이를 살려냈다.

서울아산병원은 선천성 폐기형을 앓았던 송한결 아기가 최근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결이는 임신 22주 정밀초음파에서 처음 폐 이상이 확인됐다. 이후 시행한 정밀검사 결과, 폐종괴가 왼쪽 흉곽 대부분을 차지해 왼쪽 폐는 거의 정상 형태를 찾기 어려웠고 오른쪽 폐도 정상 기능의 40% 수준만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부모는 절망적인 소식에도 ‘수술하면 괜찮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소중히 아이를 품었고, 지난 1월 14일 한결이는 3.58kg으로 태어났다.

그러나 한결이의 상태는 예상보다 더 심각했다. 일반적인 신생아보다 2배가량 과도하게 부푼 왼쪽 폐종괴가 심장과 오른쪽 폐를 짓누르고 있었고, 기흉과 폐고혈압까지 동반돼 산소포화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다.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호흡을 돕는 치료에도 중증 호흡부전이 이어졌다. 결국 생후 2일 만에 에크모 치료가 시작됐다. 에크모는 심폐기능부전이 심한 환자의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한 뒤 다시 주입하는 장치다. 성인 중환자에게는 널리 쓰이지만, 신생아는 수술로 도관을 삽입해야 하고 뇌출혈 같은 합병증 위험도 커 적용이 쉽지 않다.

부모가 한때 치료를 포기하는 게 아이를 위한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의료진은 “희망이 있으니 지금은 포기할 수 없다”며 치료를 이어갔다.

의료진은 생후 13일째 폐종괴를 제거하는 수술에 나섰다. 몸무게 4kg도 되지 않는 신생아에게 에크모와 인공호흡기가 연결된 상태여서 수술실로 옮기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신생아과 의사와 간호사, 인공심폐기사 등 10명이 넘는 의료진이 함께 움직였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한결이는 최종적으로 선천성 기관지 무형성증에 동반된 림프관 정맥 기형 진단을 받았다. 10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드문 질환이다.
울아산병원은 선천성 폐기형으로 폐가 2배 부푼 신생아 한결이를 에크모 보조 하에 수술하는 데 성공했다. 4kg도 되지 않은 신생아의 몸에 거대한 에크모 기계와 인공호흡기가 연결되어 있어 수술장으로 이동하는 데에만 10명이 넘는 의료진이 투입됐다.

울아산병원은 선천성 폐기형으로 폐가 2배 부푼 신생아 한결이를 에크모 보조 하에 수술하는 데 성공했다. 4kg도 되지 않은 신생아의 몸에 거대한 에크모 기계와 인공호흡기가 연결되어 있어 수술장으로 이동하는 데에만 10명이 넘는 의료진이 투입됐다.


수술 뒤에도 고비는 남아 있었다. 에크모를 제거하려는 순간 폐고혈압(폐동맥의 혈압이 높은 상태)이 다시 악화된 것이다. 오랫동안 짓눌렸던 폐와 심장 기능 회복이 더뎠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심장초음파 결과를 바탕으로 약물치료 용량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흡입 일산화질소와 고빈도 환기 치료를 이어갔다.

집중치료 끝에 한결이는 점차 회복됐다. 수술 한 달 만에 인공호흡기를 뗐고, 퇴원 전 검사에서는 오른쪽 폐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남아 있던 왼쪽 폐도 3분의 2 이상 회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결이 어머니는 “저조차 포기할 뻔한 아이를 믿고 살려주신 의료진 덕분에 아이가 제 곁에 있을 수 있게 됐다”며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이병섭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가 퇴원을 앞둔 한결이를 진료하는 모습.

사진은 지난 3월 이병섭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가 퇴원을 앞둔 한결이를 진료하는 모습.


이병섭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는 “한결이의 폐종괴는 비정상적으로 크고 심폐 기능에도 큰 영향을 줘 일반적인 마취와 수술만으로는 치료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며 “신생아과, 소아심장외과, 소아심장과, 소아마취통증의학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에크모 전문 간호사들이 하나의 팀으로 신속하게 치료한 덕분에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남은 폐가 더 자라면 다른 아이들처럼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스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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