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0일 충남 보령시 대천항수산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장동혁(보령-서천) 국민의힘 대표의 지역구인 충청남도 보령시를 찾아 6·3 지방선거 국면에 미국 방문을 이유로 열흘 간 자리를 비운 장 대표를 “외교 참사”라고 직격했다. 8박 10일 방미를 마치고 이날 새벽 귀국한 장 대표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보령 머드테마파크 컨벤션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곳이 장동혁 대표 고향이라는데, 오늘(20일) 새벽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며 “제1야당 대표가 미국에 가서 그 장기간 체류하면서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어 “차관보 뒷모습만 사진 찍히는 이런 외교를 했다는 것은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두 차례나 일정을 늘려가며 미국에 체류했던 장 대표가 미 국무부 차관보의 뒷모습만 찍힌 면담 사진을 전날 공개한 걸 겨냥한 것이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의힘식 표현으로 말한다면 외교 참사”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0일 충남 보령머드테마파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대표는 자신이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였던 2014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 스티브 섀벗 당시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 등을 만났던 일도 거론했다. 당시 자신의 방미 소식을 보도한 뉴스 리포트를 회의 현장에서 직접 재생해 들려주기도 했다.
정 대표는 “그레그 대사 집이 있는 뉴저지로 찾아갔고, 1시간 간격으로 연속 5명 하원의원을 만났다”며 “(장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은 못 만나더라도 아·태소위원장은 필히 만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의 일갈이 알려질 때 즈음 장 대표는 국회에서 방미 성과 기자간담회를 열어 ‘빈손 방미’ 지적을 정면 반박했다. 장 대표는 “미국 정부와 의회 조야를 아울러 많은 분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고,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 여러 주요 인사들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진의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있었다”고 했다.
장 대표는 뒷모습만 나온 미 국무부 차관보가 누구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처럼 아무 비밀이나 마음대로 공개하기에 외교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끝내 누군지 답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회견 뒤 페이스북에 “Young Kim(영 김) 동아·태소위원장과는 지난 14일 만나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적으며 정 대표가 자신을 비판한 기사를 첨부했다. 그러면서 배우 이영애씨의 사진과 함께 이씨가 주연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대사 “너나 잘하세요”를 인용해 정 대표를 겨냥했다.
민주당은 20일 전통적 캐스팅 보트 지역인 충남 민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이날 최고위에서 정 대표는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로 확정된 박수현 의원에게 민주당 상징인 파란 점퍼를 입혀주며 “저와 같이 일해본 국회의원 중에 가장 유능하고, 성실하고, 깔끔하게 일 처리를 하는 정말 엑설런트(excellent·우수한)한 국회의원”이라고 치켜세웠다. 박 의원은 정청래 지도부의 첫 수석대변인을 맡았었다. 회의가 끝난 뒤 정 대표와 박 의원 등 지도부는 보령 대천항 수산 시장도 방문했다.
정 대표는 시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을 만나 “일각에서 꼼수로 국회의원에서 사퇴하지 않고 재·보궐 선거를 없애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있는데 의심일 뿐이다”라며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로 당선된 현역 국회의원들은 29일에 일괄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까지 포함해 충남에선 큰 선거가 3개나 치러진다. 지난 지방선거 때 12년 만에 국민의힘 김태흠 현 지사에게 자리를 내줬던 충남지사 선거뿐 아니라 박 의원 사퇴로 공석이 될 공주-부여-청양 보궐선거,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지역구였던 아산을 보궐선거까지 치러진다.
정치권에선 아산을에 대해 “삼성·현대 공장의 젊은 노동자 강세 지역이라 민주당 텃밭이나 마찬가지”란 평가가 많다. 하지만 아직 후보군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농촌 지역인 공주-부여-청양은 보수세가 강해 민주당 입장에서 만만치 않은 지역이란 평가다. 국민의힘에선 20·21대 총선에서 박 후보를 꺾고 당선됐던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재·보선 전략공천과 관련해 “당내에서 신망이 높고 명망이 있고, 당에 선당후사의 헌신을 한 그런 분들이 (공천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이광재 전 지사 같은 분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고, 요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여러분이 짐작하는 그런 곳에 출마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도 “(공천 대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이날 울산시장에 출마하는 김상욱 의원이 사퇴할 경우 공석이 되는 울산 남갑 지역구에는 재보궐 선거 영입인재 1호인 전태진 변호사를 전략공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