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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방미에 남은 건 ‘화보 논란’ 뿐…장동혁 “거취는 내가 결정”

중앙일보

2026.04.20 00:36 2026.04.20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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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박 10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20일 오전 귀국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8박 10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20일 오전 귀국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6·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미국 방문을 위해 열흘이나 자리를 비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귀국 직후 거센 당내 반발에 직면했다. 뚜렷한 외교적 성과가 없는 데다가 공천 혼란에 대한 해결책 제시도 못하면서 책임론이 불붙은 것이다.

장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흔들리는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두 차례나 일정을 늘리며 미국 워싱턴 DC에서 8박 10일 만에 돌아온 장 대표는 ▶중동 전쟁 상황서 한·미 공조 ▶북핵 문제 협력 ▶경제 분야 협력 등을 외교 성과로 강조했다. 그는 “(지방선거 직전 방미로) 논란이 따를 것도 예상했다”면서도 “이재명 정권의 외교 참사로 대한민국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며 방미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미 행정부의 어떤 인사와 접촉했는지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막판에 일정을 이틀 연장하며 미 국무부 차관보와 면담을 가졌고 이후 해당 인사의 뒷모습 사진을 공개했다. 장 대표는 “국무부에 두 차례 들어가 브리핑을 받았다. 외교 관례상 이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처럼 관례를 무시하고 아무 비밀이나 마음대로 공개하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8박10일 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8박10일 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장 대표는 워싱턴 DC 현지에서 김민수 최고위원과 촬영한 사진을 놓고 ‘화보 촬영이냐’는 비판이 커진 데 대해선 “의회에서 공식 일정을 마치고 다음 일정을 기다리는 사이에 찍은 사진”이라며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사진 한 장이 방미 성과 전체를 덮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역시나 빈손 외교”란 혹평이 쏟아졌다. 영남 중진 의원은 “직접 만난 인사를 공개도 하지 못할 거였으면 선거를 두 달 앞둔 시기에 미국을 왜 갔는지 의문”이라며 “국민들 머릿속에 각인된 건 ‘방미 화보’ 하나”라고 꼬집었다.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미국이란 주요 우방에 갈 때는 갈 만한 정당한 이유와 성과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방미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방미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공천을 둘러싼 당내 혼란도 장 대표 복귀 이후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장 대표는 한 전 대표가 무소속 출마해 ‘무공천 논란’이 불거진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대해 “제1야당으로서 선거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는 게 기본 책무”라고 강조했다. 친한계와 일부 중진의 무공천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 지원을 위해 부산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무공천 주장을 해온 친한계 진종오 의원에 대해 당무감사를 지시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이 (진 의원의 행위에 대한) 지적을 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초선 의원은 “장 대표가 진 의원에 대한 당무감사를 지시하면서 선거를 앞두고 계파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의 동지가 적이 돼 칼 끝을 겨누는 정치에 매몰된다면 어느 누가 보수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겠느냐”며 “우리는 한 전 대표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온상이다. 더는 뒤를 보며 걷지 않겠다”고 적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부산 북구 한 카페에서 최윤홍 부산교육감 예비후보 초청 '부산 북구 학부모 소통간담회'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부산 북구 한 카페에서 최윤홍 부산교육감 예비후보 초청 '부산 북구 학부모 소통간담회'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뉴스1


대구시장 선거 컷오프(공천 배제) 문제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장 대표의 방미 동안 선거 운동을 강행했고, 6선의 주호영 의원도 경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는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한 박맹우 전 시장과 김두겸 현 시장 간 교통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장 대표는 “빠른 시간 내에 대표로서 역할 해야 할 게 있다면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수도권 의원은 “공천 혼란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가 됐는데도 장 대표가 유체이탈 화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한계에선 “거취를 결정하라”(배현진 의원)는 요구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라며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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