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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정동영 감쌌다 “구성 핵시설 존재 이미 알려져”

중앙일보

2026.04.20 00:52 2026.04.20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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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 논란과 관련해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다”고 밝혔다. 사진 엑스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 논란과 관련해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다”고 밝혔다. 사진 엑스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시 핵 시설’ 발언과 관련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로 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이 민감 정보를 공개했다는 이유로 미국이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한 것과 관련해 한·미 간 불협화음 등 논란이 이어지자 이를 불식하기 위해 공개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정 장관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 존재 사실은 각종 논문과 언론 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이어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발언 뒤 한·미 간 정보 공유가 일부 중단됐고, 야권을 중심으로 정 장관에 대한 경질 요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도 함께 공유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구성시 핵시설' 발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구성시 핵시설' 발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앞서 정 장관은 이날 낮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서 정책을 설명한 것인데 그것을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미 측이 북한 관련 민감 정보가 공개된 것에 대해 우리 정부에 항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3일 만에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정 장관은 “2016년 미국 싱크탱크 ISIS(과학국제안보연구소)에서 발표한 논문에도 구성 언급이 있고, 작년 7월14일 (장관)인사청문회 때도 구성을 언급했다”라며 “그땐 아무 말이 없다가 아홉 달이 지나서 느닷없이 이 문제를 들고 나온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정보 유출로 몰아가는’ 주체를 명시하진 않았다. 다만 이는 이미 공개된 정보를 문제 삼았다는 취지로, 미 측을 염두에 둔 유감 표명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동시에 그는 “한·미 관계는 아무런 문제 없다. 위기설을 퍼뜨리는 일각의 행태가 걱정”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정치권과 정부 일각에서 나오는 자신을 향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정 장관은 미 측이 어떤 정보를 제한했는지 등에 대해선 “통일부나 당국에선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면서도 “(미 측 정보 제한이)과거에도 간헐적으로 있었다. 처음은 아니다”라며 정보 제한 사실 자체는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정 장관은 이날 준비해 온 종이를 읽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공개된 정보라면 미 측이 문제 삼은 배경은 무엇인지’ 묻는 질의에는 “북핵 관련 공개된 정보는 다 꼼꼼하게 챙겨보고 이해하고 있었는데, 제가 좀 당황스럽다. 취재 좀 해달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제3의 우라늄 농축시설로 평남 구성시를 언급했다. “영변과 구성, 강선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다.

이후 미 측은 외교·국방·정보 라인 등을 통해 자신들이 한국 정부에 공유한 민감 정보가 동의 없이 공개됐다며 항의했고, 대북 공간 첩보(위성 정보)를 일부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우리 정보 당국도 미 측에 공유하는 일부 정보를 제한하는 상응 조치를 검토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야권에선 정 장관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을 설명한 것을 정보 유출로 몬 것이 문제지 책임을 이야기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이번 일이 표면화된 데는 정부 내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동맹파’와 남북관계 개선을 중시하는 ‘자주파’ 간 신경전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이유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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