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20일 국회에서 방미 성과와 관련한 기자회견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며 당내외 비판에 반박했다. [뉴스1]
6·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미국 방문을 위해 열흘이나 자리를 비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귀국 직후 거센 당내 반발에 직면했다. 뚜렷한 외교적 성과가 없는 데다가 공천 혼란에 대한 해결책 제시도 못하면서 책임론이 불붙었다.
장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흔들리는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논란이 따를 것도 예상했다”면서도 “이재명 정권의 외교 참사로 대한민국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며 방미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미 행정부의 어떤 인사와 접촉했는지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국무부에 두 차례 들어가 브리핑을 받았다. 외교 관례상 이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장 대표는 워싱턴 DC에서 김민수 최고위원과 촬영한 사진을 놓고 비판이 커진 데 대해선 “의회에서 공식 일정을 마치고 다음 일정을 기다리는 사이에 찍은 사진”이라며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사진 한 장이 방미 성과 전체를 덮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직접 만난 인사를 공개도 못할 거였으면 미국을 왜 갔는지 의문”이라며 “국민들 머릿속에 각인된 건 ‘방미 화보’ 하나”(영남 중진 의원)라고 꼬집었다.
장 대표는 한동훈 전 대표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무공천 논란’이 불거진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대해 “제1야당으로서 선거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는 게 기본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 지원을 위해 부산으로 거주지를 옮긴 친한계 진종오 의원에 대해 당무감사를 지시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장 대표 지역구인 충남 보령을 찾아 장 대표가 미 국무부 차관보의 뒷모습만 찍힌 면담 사진을 전날 공개한 걸 거론하며 “외교 참사”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일각에서 꼼수로 국회의원에서 사퇴하지 않아서 재·보궐 선거를 없애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있는데 의심일 뿐”이라며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로 당선된 현역 국회의원들은 29일에 일괄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말 대로면, 6·3 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지역구는 13개가 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재·보궐 선거에서 이광재 전 강원지사를 경기 하남갑에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당 지도부는 부산 북갑 차출설이 거론된 하정우 청와대 AI 미래기획 수석비서관의 출마 초읽기 작업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