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이 21일 경남 통영시 욕지면에 위치한 밭에서 공천에 관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고구마 줄기를 심고 있다. 오소영 기자
사법리스크를 진 채 6·3 지방선거 경기권 재·보궐선거 공천을 요구하고 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목소리가 21일 한층 다급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전 부원장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2심까지 징역 5년 형을 선고받고 보석 상태로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는 중이다.
김 전 부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천받을 것을 자신하느냐’는 질문에 “100% 장담 못 하지만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제가 경기 지역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안산(갑)이나 하남(갑) 이 두 군데에서 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두 지역을 콕 집었다. 경기 재·보선 지역 세 곳 중 하나인 평택을에 대해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의 출마를 의식한 듯 “(평택을은) 여러 복잡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부원장은 또 안산갑에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김남국 민주당 대변인을 향해 “(김 대변인은) 저와 아주 친한 후배인데, 지난번(2020년 총선)에 (안산-단원을) 전략 공천을 한 번 받아서 또 전략 공천을 받는 것은 특혜라는 얘기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원장이 김 대변인에게 대놓고 견제구를 날린 건 처음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공천권을 쥔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경상남도 통영 욕지도 민생 체험 현장에 동행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로부터 ‘김 대변인 공천은 특혜’라는 김 전 부원장 말을 전해 듣고 “노코멘트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두 사람은 욕지도 고구마 재배 현장에서 함께 고구마를 심던 중 “그래 가지고(그렇게 심어서) 공천받겠어?”(정 대표)“여기서 쓰러지면 공천해 주는 건가요?”(김 대변인) 라며 ‘공천 농담’을 주고받았다.
당내에선 정 대표가 하루 전(지난 20일) 이광재 전 강원지사를 재·보선 공천 ‘깜짝 카드’로 띄운 데에 “김 전 부원장 마음이 바빠진 것 아니겠냐”는 시선이 많다. 정 대표는 전날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강원지사 후보 자리를 양보한 이 전 지사를 전략 공천 대상으로 처음 언급하며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고, 요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그런 곳에 출마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정 대표가 언급한 ‘핫플레이스’가 추미애 의원의 경기지사 도전으로 비는 하남갑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9일 경기도 성남시 모란민속5일장을 방문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사탕을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정 대표는 김 전 부원장 공천에 대해서는 “차차 말씀드릴 날이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지난 19일 정 대표의 성남 모란시장 일정에 끼어들기도 했던 전 부원장은 이날 “(당시) 따로 면담할 수 있는 시간을 내 달라고 부탁드렸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 재·보선 공천 경쟁이 격화하며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행선지도 오리무중이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월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무죄가 확정된 뒤 인천 계양을을 비롯해 경기·인천 권역 공천을 희망해왔다. 정 대표가 “(송 전 대표도 전략공천 대상으로)염두에 두고 있다”고는 했지만, 이 전 지사까지 출마를 결심할 경우, 수도권에 빈 자리가 마땅찮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민형배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장 후보 지역구인 광주 광산을 등 호남 공천까지 언급된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0일 개인적인 방미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해 “당이 결정한 것에 승복한다고 해왔다”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