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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치매 머니 154조, 환자 삶의 질 높이는 데 활용해야

중앙일보

2026.04.21 08:22 2026.04.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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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22일부터 치매환자의 재산을 공공기관이 대신 관리하는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차준홍 기자

보건복지부는 22일부터 치매환자의 재산을 공공기관이 대신 관리하는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차준홍 기자

판단 능력이 저하된 치매 환자의 재산을 공공기관이 대신 관리하는 ‘치매 안심 재산 관리 서비스’ 시범사업이 오늘(22일)부터 시작됐다. 치매 재산 공공신탁제도가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올해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보유한 ‘치매 머니’는 154조원 수준(2023년)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재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하거나, 금전 사기나 착취의 대상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본인 재산을 제때 쓰지 못하는 일도 벌어진다. 90대 치매 환자가 러닝머신에 넣어둔 현금 수천만원이 뒤늦게 고물상에서 발견된 사례도 있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개인의 불행을 넘어 가족과 국가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2018년 치매 환자를 위한 공공후견인 제도가 도입됐지만 이들이 재산 관리까지 전문적으로 하기는 쉽지 않았다. 민간 금융회사의 치매 신탁 상품은 상속 중심으로 설계돼 있고, 판단 능력이 정상일 때만 가입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선 믿을 수 있는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번 시범사업은 당사자 또는 가족과 신탁계약을 맺은 국민연금공단이 개인별 재정지원계획에 따라 생활비와 요양비를 지급하고, 사후에는 잔여 재산을 상속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초연금을 받는 치매 어르신이 기본 대상이며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2년간의 시범사업을 거쳐 2028년 본 사업을 시작한다.

이번 시범사업을 계기로 공공신탁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개선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시범사업은 국민연금공단이 맡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 금융회사와 연계해야 한다. 공공이 신뢰의 기반을 제공하고, 민간의 자산 관리 전문성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존 상속이나 후견 제도와 공공신탁이 충돌하는 부분이 없는지 면밀히 점검하고, 법적·제도적 정비도 함께 해 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치매 재산이 단순한 보호 대상에만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치료와 간병·돌봄 비용으로 적시에 활용되도록 해 치매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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