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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325) 녹수청산(綠水靑山) 깊은 골에

중앙일보

2026.04.22 08:02 2026.04.2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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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효 시인

유자효 시인

녹수청산(綠水靑山) 깊은 골에
이의현(1669∼1745)

녹수청산 깊은 골에 청려(靑藜) 완보(緩步) 들어가니
천봉(千峯)에 백운(白雲)이요 만학(萬壑)에 연무(煙霧)로다
이곳이 경개(景槪) 좋으니 예와 늙자 하노라
-병와가곡집

자연은 인간의 고향
초록빛 물과 푸른 산, 즉 녹음이 깃든 자연 속 깊은 골짜기에 명아주대로 만든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수많은 봉우리에는 흰 구름이요 골짜기마다 안개가 끼어 있다. 이곳이 경치가 좋으니 여기 와서 늙어가고 싶구나.

청려장(杖)은 건강한 장수를 뜻한다. 임금이 장수 노인에게 청려장을 내렸다. 참으로 여유롭고 평화로운 노년을 그리고 있다. 이는 모든 이의 이상이 아니겠는가?

이 시조를 지은 이의현(李宜顯)은 조선 영조 때의 문신이다. 영의정을 지냈고 글씨에도 능했다. 판본에 따라 작자가 이명한 또는 미상으로 나온다.

이 시조는 창으로 널리 불렸다. 청산녹수는 그만큼 조선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소재라고 하겠다. 자연은 인간의 영원한 고향이다.

청산은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산 절로 물 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그중에 절로 자란 몸이 절로절로 늙으리라 -작자 미상

신록의 계절이다. 비록 세상은 어지럽지만 조상들의 풍류의 정을 함께 느끼며 마음을 달래봄이 어떠할까.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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