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하원 군사위 홈페이지 캡처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2일(현지시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을 오는 2029 회계연도 2분기(한국 기준 2029년 1분기) 이전까지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 거론됐던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 “지휘부에 그런 조언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전작권 전환 준비 상황과 관련된 군사위원장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 의원(앨라배마) 질문에 “2029 회계연도 2분기 이내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로드맵을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답했다. 미국 행정부의 2029 회계연도는 2028년 10월 1일부터 2029년 9월 30일까지여서, 2029 회계연도 2분기는 2029년 1~3월에 해당한다. 브런슨 사령관이 제시한 계획대로라면 이재명 대통령 임기(2025년 6월~2030년 6월) 안에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다만 2029년 1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퇴임(2029년 1월 20일)과 후임 대통령의 취임이 겹치는 시기다.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의 실질적인 판단을 차기 행정부에서 할 가능성까지 감안해 로드맵을 짤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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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 “전작권 성급하게 이양할 필요 없어”
브런슨 사령관은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모든 조건이 충족되도록 할 것”이라며 “명심해야 할 점은 그 조건들이 충족될 때까지 전작권을 성급하게 이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도 전작권 이양 논의에 대해 “조건부 이양”이라고 거듭 확인하며 “정치적 편의가 조건보다 앞서가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 관련 논의는 조만간 개최되는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 올가을 워싱턴 DC에서 열릴 한·미군사위원회(MCM)와 한·미안보협의회(SCM) 등에서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현재 한국이 국방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앞으로 3개 회계연도 동안 국방비를 8.5% 증액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좋은 여건에 있지만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며 “전작권 전환과 함께 우리는 북한 관련 임무에 ‘필수적이지만 보다 제한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서쪽으로 시야를 넓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4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실시된 한ㆍ미연합 도하훈련에서 주한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들이 부교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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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관련 임무에 필수적이되 제한적 지원”
이는 한반도에서 대북 억지에 초점이 맞춰진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만해협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대(對)중국 견제로 확장하겠다는 ‘동맹의 현대화’ 구상과 맞물려 주목된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한반도는 미 본토를 방어하고 역내 미 국익을 증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전략적 요충지”라며 “한국에 주둔한 우리 군은 급변하는 전략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화를 추진 중이며, 이는 제가 병력 숫자보다 역량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라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특히 전환권 전환 준비가 진행되더라도 주한미군 철수는 군사적 선택지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공개석상에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부인하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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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철수안, 지휘부에 제시 안 할 것”
그는 북한의 위협 등에 대한 한국군 역량에 관한 아담 스미스 군사위 민주당 간사(워싱턴 DC) 질문에 한국이 군사력 규모에서 세계 5위 수준이라는 점 등을 거론하며 “가장 고무적인 점은 방위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전작권 전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역량 확보를 가속화할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한국을 이 지역 최고의 파트너로 여긴다”며 “최근 ‘자유의 방패’ 훈련을 마쳤는데 앞으로는 유엔군사령부도 이 훈련에 계속 포함시켜 다자간 협력의 틀 안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파트너로서 그들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 대목에서 “당분간 (연합군이) 분리되거나 우리(주한미군)가 (한국을) 떠나는 게 타당해질 시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가”라는 스미스 의원 후속 질의에 “그렇다. 저는 그것을 제 최선의 군사적 조언으로, 또는 제 지휘부 누구에게나 드릴 수 있는 광범위한 조언으로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6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이날 회의를 주재한 로저스 군사위원장은 “한국이 자국 방어를 위해 훨씬 더 큰 책임을 지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고무적”이라며 “그러나 한반도에서 미군의 섣부른 감축이나 성급한 전작권 전환으로 그러한 진전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 및 전작권 전환에 대해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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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노 “제1도련선 중심 방어체계 구축 필요”
브런슨 사령관은 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여전히 한반도에 배치돼 있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한국에서 일부 방공 체계가 중동으로 재배치된다는 소식을 듣고 있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라는 돈 베이컨 공화당 하원의원(네브래스카) 질문에 “현재 진행 중인 임무와 작전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전날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한반도에서) 어떤 사드 시스템도 (중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사드 시스템은 한반도에 남아 있다”고 했었다.
이날 청문회에 함께 참석한 존 노 미 국방부(전쟁부) 인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우리는 중국의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인도·태평양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대통령이 언제나 군사적 우위를 바탕으로 협상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국방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국가방위전략(NDS)이 명시한 바와 같이 제1도련선(일본 열도-오키나와-대만-필리핀-보르네오 북부를 잇는 가상의 해상 방어선)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거부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