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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숨겨진 묘수

중앙일보

2026.04.23 08:01 2026.04.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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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전〉 ○ 김지석 9단 ● 렌샤오 9단

장면⑨=‘반집’이라는 단어는 아슬아슬하다. 실제 존재하지도 않으면서 가장 비정하고 가장 준엄하다. 이 판은 지금 반집 승부다. 안갯속 같은 계산과 수읽기가 이어진다. 그러나 결국 승부는 가려질 것이고 승자에게는 환희를, 패자에게는 고통을 선사할 것이다. 렌샤오는 흑1을 선수하더니 다시금 3, 5를 선수한다. 마음이 급해서 선수를 놓치고 싶지 않다. 하지만 AI는 이 평범한 수순 속에 패착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어느 수일까. 흑3이다. 인간에겐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이 수가 패착이란다. 가슴 아프지만, 인간과 기계의 차이가 확연해지는 순간이다.

◆AI의 계산=흑1, 3의 수순도 중요하다. 그러나 AI 계산으로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는 흑5, 7이다. 귀를 보호하는 수인데 이렇게 두면 바둑은 여전히 반집 승부다.

◆실전 진행=실전은 아직 패착의 의미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김지석 9단이 백1로 지키자 렌샤오 9단은 2, 4, 6을 선수하고 8로 지킨다. 백9에 흑10도 정확해 보인다. 한데 이곳에서 작은 수가 났다. 반집의 미세한 승부라고 믿고 있던 렌샤오에게는 청천벽력이었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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