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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묻지 ‘마라’, ‘말라’

중앙일보

2026.04.2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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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 마라”와 “묻지 말라”는 명령형 문장이다. 더 구분하면 ‘마라’는 직접명령형, ‘말라’는 간접명령형이다. ‘말라’를 써야 할 자리에 ‘마라’를 넣으면 무례해질 수 있다. 팻말에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라”라고 적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친구에게 “묻지 마라”라고 하지 않고 “묻지 말라”라고 말하면 어색할 것이다. ‘마라’가 구어체적이라면 ‘말라’는 문어체적이다.

‘마라’는 상대방에게 직접 전하는 형태다. 주로 부모가 자녀에게, 또는 친구처럼 허물없이 친한 사람에게나 쓴다. ‘매우 친함’ ‘조심할 필요 없음’ 정도의 배경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엄마는 아들에게 “길에서 뛰지 마라”라고 한다. 친구에게는 “너무 걱정하지 마라”라고 말할 수 있다. 이때 ‘마라’는 ‘낮춤’이 아니라 ‘편함’ ‘친근함’의 표시가 되기도 한다.

‘마라’는 ‘말아라’가 줄어든 형태다. 이전에는 ‘마라’가 원칙이었는데, 지금은 ‘말아라’로 쓰는 것도 표준으로 인정된다. ‘말아라’도 꽤 쓰이는 현실을 반영했다. 일상에서는 ‘마라’에서 ‘라’를 뗀 ‘마’를 더 흔하게 쓴다. “묻지 마.” ‘마라’는 정식 명령형, ‘마’는 더 허물없이 쓰는 반말 형태다.

‘말라’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독자나 청자를 대상으로 한다. 팻말의 “잔디밭에 들어가지 말라”나 글의 제목 “꿈을 포기하지 말라”에서 보인다. ‘말라’는 격식을 갖춘 글이나 구호에서 쓰이는 ‘전달용’ 명령형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책이나 글의 제목을 보면 직접명령형을 사용할 때가 적지 않다. ‘꿈을 포기하지 마라’는 식이다. 편함을 담아 직접 전달한다는 의도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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