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플라스틱 사용을 최대한 줄이거나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중동 전쟁으로 플라스틱 원료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각종 공산품 가격상승·사재기 등이 나타난 만큼 ‘탈(脫)플라스틱’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
2030년까지 플라스틱 300만t 감축 계획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8회 국무회의 겸 제6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가져다 놓은 캔시머 용기를 보고 있다. 투명 몸통은 PET로, 뚜껑은 알루미늄으로 되어있어 재활용이 어려운데 재질을 하나로 통일하겠다고 김 장관은 설명했다. 뉴스1.
2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플라스틱 감축량 목표는 2030년까지 총 300만t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생활·사업장 배출 폐플라스틱이 연간 약 800만t인데 이 추세대로 가면 2030년 약 1000만t이 배출될 것으로 본다”며 “이중 100만t은 (제품 생산 단계에서) 플라스틱을 원천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줄이고, 200만t은 재생원료로 사용해 순환시키겠다”고 말했다.
먼저 일회용 플라스틱 대신 다회용 제품을 쓰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김 장관은 “일회용품을 가장 많이 쓰는 곳이 장례식장”이라며 “(국립중앙의료원 등) 공공 장례식장부터 다회용기를 쓰도록 하고 민간 장례식장까지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전국의 1075개 장례식장 중 다회용기를 쓰는 곳은 지난해 12월 기준 100곳(9.3%)뿐이다.
정부가 장례식장에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장례식장 다회용기 전환과 관련해 “강제로 한다는거냐 권고한다는거냐. 방법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다회용기를 쓰려면 보관 장소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비용을 지원해주고 권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7월3일 제16회 국제 플라스틱 안 쓰는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자원순환사회연대 회원들이 '장례식장 일회용품 사용 중단'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
경찰·군복, 쓰레기봉투 속 자원도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을 부득이하게 만들 때도 재생원료를 쓰도록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자원재활용법상 페트병 제작엔 10%만 재생원료를 쓰는데 기후부는 이 비율을 2030년까지 30%로 올린다는 목표다.
이날 김 장관은 이 대통령의 자리에 100% 재생원료로 만든 사이다 페트병을 놓은 뒤 “비교적 품질이 괜찮은 편이지만 다소 비싸다. 차액을 어떻게 지원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사재기가 발생했던 종량제봉투 역시 재생원료로 생산할 때 쓰이는 설비(용융·압출기)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찰복·군복에 사용된 플라스틱(폴리에스터)도 재활용한다. 기존엔 재활용 방식이 복잡해 단순 소각했지만, 앞으론 경찰청 등과 협약을 맺고 재생 폴리에스터를 추출하거나 침구류·패딩 등으로 다시 쓰기로 했다. 김 장관은 “종량제봉투를 파봉해 광학 선별기에 넣으면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을 구별해낼 수 있다”며 “종량제봉투 속 약 35%의 재활용 물질로도 재활용률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월21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각 가정에서 쏟아져 나온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작업 하고 있다. 뉴시스.
환경단체들은 플라스틱 감축량 목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린피스·환경운동연합 등은 “오늘 발표된 목표는 2030년 발생 전망치 대비 감축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며 “기준연도 대비 명확한 절대 감축 목표를 수립하지 않으면 폐플라스틱 발생량 증가를 방조하는 거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또 “기업은 이해타산에 따라 움직이므로 단순 권고만으론 한계가 명확하다”며 “경제적 유인과 강제 수단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