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고양 소노와 창원 LG 경기에서 승리한 소노 이정현이 선수들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고양 소노가 남자 프로농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정규리그를 5위로 턱걸이하며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소노가 6강과 4강 PO를 모두 3연승으로 끝내는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023년 창단한 소노는 이번이 첫 번째 플레이오프 진출이었다. 첫 번째 PO 무대에서 챔프전까지 올라가는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소노는 2025~26 정규리그 5위를 차지했다. 4라운드까지는 한 때 11승20패로 하위권에 처져 있었다. 그러나 5라운드에 8승1패, 6라운드에 6승3패를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PO에서 기세는 더 활활 타오른다. 6강 PO에서 정규리그 4위 서울 SK를 3전 전승으로 제압했다. 27일 열린 4강 PO에서는 정규리그 1위 창원 LG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파이널 무대에 선착했다. 소노가 PO에서 잇달아 꺾은 SK와 LG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1, 2위를 다퉜던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소노는 두 강호를 상대로 단 한 경기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다.
가까스로 PO에 진출해 우승한 유사한 사례로는 2023~24 시즌 부산 KCC를 꼽을 수 있다. 당시 5위였던 KCC는 6강과 4강 합계 6승 1패를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파죽지세로 우승컵까지 들어 올린 바 있다.
PO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소노는 가장 만만한 상대로 여겨졌다. SK는 PO에서 소노를 만나기 위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일부러 경기를 내줬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지금은 소노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다. 김도수 해설위원은 “지금의 소노는 도무지 패하지 않을 것 같다”고 평했다.
선수 구성의 조화가 완벽하다. 정규리그 MVP 이정현은 코트의 야전사령관으로서 경기를 지배하고 있다. 아시아쿼터로 신인왕을 차지한 케빈 캠바오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외국인 선수 네이선 나이트의 활약도 돋보인다. 나이트는 KBL 최고의 빅맨들인 자밀워니(SK)와 아셈 마레이(LG)를 상대로 골밑 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며 소노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베테랑들의 헌신도 눈부시다. 노련한 이재도는 고비마다 천금 같은 득점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을 지탱했다. 식스맨 이근준은 4강 3차전에서만 3점 슛 4개를 터뜨리는 ‘존재감’을 뽐냈다.
감격의 손창환 감독 (고양=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27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고양 소노와 창원 LG 경기에서 승리한 소노 손창환 감독이 펜들의 축하에 기뻐하고 있다. 2026.4.27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사령탑 데뷔 첫해에 팀을 챔프전으로 이끈 손창환 감독의 리더십도 화제다. 비디오 분석관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손 감독은 냉철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승리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온화한 성품으로 선수들을 다독이면서도 전술 지시에서는 ‘족집게’ 같은 비디오 분석 결과를 제시해 선수들의 무한한 신뢰를 얻고 있다. 손 감독은 “한참 어려웠던 4라운드 때 이정현, 이재도 등 주축 선수들이 ‘우리가 하는 방향이 맞는 것 같으니 좀 더 해보자’라며 힘을 보태준 게 지금도 고맙다”고 말했다.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일찌감치 마감한 소노는 28일과 29일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끌어올린 후 30일 오후 훈련을 재개한다. 아직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정해지지 않았다. 손 감독은 “어떤 팀이 올라올지는모르겠지만 아직도 우리는 도전자라고 생각한다. 도전자다운 태도로 열심히 붙어보겠다”고 투지를 보였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안양 정관장과 6강 PO를 거치고 올라온 KCC가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1승1패를 거둔 두 팀은 28일 부산에서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