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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와이셔츠를 ‘달여’ 입을 수 없는 이유

중앙일보

2026.04.29 08:02 2026.04.2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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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한 김모 씨는 입고 갈 옷을 고르느라 분주하다. 감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 그런데 와이셔츠가 구겨져서 영 신경이 쓰인다. 주말이 되기 전에 와이셔츠를 ‘다려’ 놔야 할까, ‘달여’ 놔야 할까.

옷이나 천 등의 주름이나 구김을 펴기 위해 다리미로 문지르는 행위를 나타낼 때 ‘다리다’와 ‘달이다’ 중 어떤 걸 써야 하는지 물으면, ‘다리미’를 떠올려서인지 ‘다리다’를 금세 고른다.

그런데 “엄마가 간장을 몇 시간째 다리고/ 달이고 있다”에서와 같이 액체 등을 끓여서 진하게 만드는 행위를 나타낼 땐 ‘다리다’와 ‘달이다’ 중 어떤 걸 써야 할지 많은 이가 헷갈리곤 한다. 이 같은 의미를 지닌 단어는 ‘달이다’이므로, ‘달이다’를 활용한 ‘달이고’를 쓰는 게 바르다.

‘다리다’는 ‘달이다’를 소리 나는 대로 쓴 잘못된 표현처럼 보인다. 하지만 ‘다리다’와 ‘달이다’는 각각의 독립된 의미를 지닌 단어이므로 구분해 써야 한다.

이와 비슷하게 ‘조리다’ 역시 ‘졸이다’를 소리 나는 대로 쓴 잘못된 표현 같지만, 모두 독립된 뜻을 지닌 하나의 낱말이다.

‘조리다’는 “무를 넣고 생선을 조리다”에서처럼 고기나 채소를 물에 넣고 끓여서 양념이 배어들게 하는 행위를 나타낼 때 쓰는 단어다.

‘졸이다’는 ‘졸다’의 사동사로서 ‘물을 증발시켜 물의 분량이 적어지게 하다’라는 뜻을 나타내며, “국물을 너무 졸이면 짜서 못 먹는다”와 같이 쓴다. “마음을 졸이다”에서처럼 ‘속을 태우다시피 초조해 하다’는 의미를 나타낼 때도 ‘졸이다’를 쓴다.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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