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해와 유류품을 찾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전면 재수색이 이뤄지고 있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제공
12·29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유해가 부실하게 수습된 배경에는 경찰과 소방의 미흡한 현장 지휘·감독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공직자 12명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 ‘정부 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30일 이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교통부 등이 지난 2월 26일부터 진행한 기체 잔해 재조사에서 희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9점 등이 발견됐다. 보고를 받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사고 초기 유해 수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위와 1년 넘게 유해가 방치된 과정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하면서 이번 조사가 이뤄졌다.
점검단은 “합리적 기준 없이 현장에서 임의로 수색 구역을 설정해 작업을 진행했고, 경험 없는 인력이 다수 투입되는 과정에서도 교육이나 구체적인 지침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추가 유해 발견 가능성이 있는데도, 수색을 종료한 문제를 지적했다.
예컨대 전남소방본부는 사고 현장에서 유해가 계속 발견되고 있는데도, 지난 1월 7일 1차 수색 종료를 결정했다. 당일에만 경찰이 현장에서 유해 6점을 발견한 상황이었다. 2차 수색의 경우엔 전남경찰청이 유족과의 합의로 1월 15일 수색을 종료했다. 그런데 다음날에도 유해가 발견됐는데도, 추가 수색을 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경기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을 마친 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를 위로하고 있다. 뉴스1
점검단은 유해가 포함된 잔해물이 1년 2개월간 무안공항 아스팔트 도로 위에 방치돼 있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가 규정을 위반했다고 봤다.
항철위는 사고 현장에서 잔해물을 수거해 톤백 마대에 담아뒀는데, 유해와 유류품 등이 포함돼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단순 잔해물이라고 하더라도 격납고 등 규정에 따른 보관 장소에 보관해야 하지만, 무안공항 아스팔트 위에 그냥 뒀다. 항철위는 지난해 9월 유가족 측이 잔해물 재수색을 요청했지만, 이 조치도 이행하지 않았다. 점검단은 “재수색 요청 이후에도 5개월 이상 추가 방치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점검단은 소방·경찰의 경우 지휘·감독 최고 책임자 각 1명과 항철위 소속 6명 등 총 8명에 대해 문책을 관계기관에 요구하기로 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항철위는 사고 조사의 독립 기관인데 국토부가 항철위를 중앙사고수습본부 아래에 편제한 사실도 확인됐다. 국토부는 마치 하위 기관에게 하듯 항철위에게 불필요한 자료까지 요구해 제출받았다. 이에 점검단은 국토부에서 규정을 위반해 업무를 처리한 4명에 대한 문책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