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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층만 보는 혐오정치 질렸다…이런 무당층 30% ‘역대급’

중앙일보

2026.05.11 13:00 2026.05.11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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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정청래 대표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서울 공천자대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인 정청래 대표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서울 공천자대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김성룡 기자


“당장 먹고사는 현실적 문제는 외면하고 서로에 대한 혐오만 쏟아내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대학원생 김모(27·남성)씨는 1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마음이 가지 않아 정치에 관심을 끊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스로를 ‘무당층’이라 규정한 김씨는 6·3 지방선거에서 투표 자체를 포기할지 고민하고 있다.

김씨 같은 유권자가 한둘이 아니다. 지방선거를 3주가량 앞둔 현재 무당층은 30% 안팎에 달한다. 지난달 28~30일 한국갤럽 정례 조사(무선전화 면접 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은 27%로 국민의힘 지지율(21%)을 앞섰다. 호남(10%대)을 제외한 일부 지역의 무당층 비율은 32%(서울)에 이르렀다.

이 같은 무당층 비율은 과거 지방선거 때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와 마찬가지로 선거를 3주 정도 앞둔 시점에서 2022년 무당층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4년 전에 비해 현재 무당층이 11%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당시 대선 직후에 지방선거가 치러져 양당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걸 고려하더라도 현재 무당층은 이례적 수준이다. 8년 전인 2018년 지방선거 때도 무당층 비율은 현재보다 6%포인트 낮은 21%에 그쳤기 때문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정치권에선 “거대 양당이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고 있다”는 걸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선거가 임박했는데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란 심판’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저지’를 외치며 지지층 결집에만 매달리는 모습이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정 대표는 보수 결집 등 역풍 우려로 ‘조작기소 특검법’의 지방선거 전 처리가 무산된 뒤부터 공개석상에서 내란 심판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지난 6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어게인 내란 공천을 국민께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 했고, 8일 서울 송파 현장 최고위에선 “계엄이 성공했더라면 꽃게밥이 되지 않았을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명칭도 ‘대한민국 국가 정상화 선대위’로 못 박았다. 11일 강원 춘천 현장 최고위에선 12·3 비상계엄 당시 장갑차를 막아섰던 유충원씨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위촉했다. ‘계엄에 저항한 인물’이 인재 영입의 핵심 키워드였다.

반면 장 대표는 ‘공소취소’ 공세에 올인하고 있다. 지난 7일 청와대 앞 현장 최고위에서 “공소취소는 이재명 독재로 가는 마지막 톨게이트”라고 한 데 이어 11일 최고위에선 “주권자의 분노로 이재명을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 출범하는 중앙선대위에 ‘공소취소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두기로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국민의힘 울산시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발대식 및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해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김태규 남구갑 보궐선거 국회의원 후보와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국민의힘 울산시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발대식 및 후보자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해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김태규 남구갑 보궐선거 국회의원 후보와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양당 지도부는 이처럼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무당층은 시큰둥하다. 서울 강서구의 회사원 정모(31·남성)씨는 “잘난 것 없는 두 당이 서로를 비판하는 모습 자체가 내로남불”이라고 혀를 찼다.

양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정 대표가 발언할 때마다 내란이 먼저 나오니 다른 메시지가 묻혀버린다”고 했다. 부산의 국민의힘 의원은 “공소취소 특검을 고리로 장 대표가 다시 활동하려는 모양인데, 현장에선 절대 유세를 와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재선 의원 출신인 주광덕 국민의힘 남양주시장 후보는 11일 “장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선거 승리를 위해선 중도·무당층의 표심을 얻으려는 경쟁이 상식”이라며 “결국 무당층의 마음을 누가 잡는지가 격전지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박태인.양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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