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3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후 의장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HMM의 화물선 나무호 피격사건을 두고 국민의힘은 12일 "정부가 보여준 무책임한 태도에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안보 팔아 표 구걸하는 망동을 멈춰라”며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나무호’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상의 비행체에 타격을 받았다는 정부의 발표와 관련해 “사건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정부가 보여준 무책임한 태도는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패가망신’ 호언장담하던 이재명 대통령의 굴욕적 침묵”이라고 비판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공해상에서 우리 국적선이 공격받은 것은 대한민국의 영토와 주권이 침해당한 것과 다름없는 중차대한 사태”라고 했다. 이어 “사고 직후 청와대는 ‘인명 피해가 없다’고 단언했으나 외교부는 뒤늦게 선원 1명의 부상 사실을 시인했다”며 “국가 위기관리의 핵심인 컨트롤타워가 왜 이토록 중대한 사실을 은폐하려 했는지, ‘피격’을 ‘화재’로, ‘부상’을 ‘무사’로 둔갑시키려 한 배후와 경위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피격’이라 규정하고 이란 측조차 ‘표적 삼았다’고 했을 때, 유독 우리 정부만 ‘선박 화재’, ‘미상의 비행체’라는 해괴한 용어로 본질을 흐렸다”며 “사건발생 6일 만에야 청와대는 ‘미상의 비행체 2기가 1분 간격으로 두 차례 타격했다’며 사실상 피격 정황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당시 ‘파공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가 이미 무너졌다는 자백”이라고 지적했다.
전날엔 장동혁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이란 국영TV가 한국 선박을 타깃으로 삼았다는데 맞은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며 “CCTV 영상까지 확인하고도 미상의 비행체라고 하는데 외계인 UFO의 공격이라도 있었다는 것이냐”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사건 발생 일주일이 다 되어서야 정부가 피격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면서 공격 주체조차 밝히지 않은 채 미상 비행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중대한 안보 사안에 대한 대응이라고 보기엔 늑장 축소 대응”이라며 “정부는 나무호 피격 사건 경위와 대응 과정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했다.
정부는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으며 미상 비행체의 타격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이란 공격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이란 정부는 개입 의혹을 부인했고 한국 정부는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진은 미상 비행체의 타격으로 피해 입은 선박 외부의 모습. 사진 외교부= 뉴스1
이와 관련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나무호 피격 사건을 두고 공세를 펴고 있는 국민의힘을 향해 “지금 즉시 국가 안보를 팔아 표 구걸하는 망동을 즉각 멈추시라”고 했다.
한 원내대표는 “도대체 국민의힘은 어느 나라 정당인가. 아무 근거도 없는 망상에 가까운 괴담을 퍼트리며 정부를 흠집 내는 것도 모자라 국민을 위험에 몰아넣고 국익과 한미 동맹까지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또다시 국익, 국가 안보를 당리당략을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며 “HMM 나무호 화재와 관련해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안보 참사라며 정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민주당은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되거나 용납할 수 없다는 강력하고도 일치된 입장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정부 대응이 늦고 설명이 모호하다며 장동혁 당대표는 조사 결과에 이란이라는 단어가 빠졌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과학적 증거 없이 섣불리 공격 주체를 특정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선박 26척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며 “장 대표는 우리 정부가 국제적십자위원회를 통해 이란에 인도적 지원한 것에 대해 ‘이란에 돈을 갖다 바쳤다’면서 ‘이 돈이 우리 선박을 공격한 드론으로 돌아왔을지 모른다’고 망언을 내뱉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국가 안보는 물론 외교 관계까지 정쟁의 볼모로 삼는 매국적 시도에 단호히 맞서겠다”며 “정부가 정밀한 조사를 통해 사실을 확인하고 국익을 수호하는 데 흔들림 없이 매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