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예상 밖 ‘깜짝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1.694%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인도네시아(1.367%)와 중국(1.3%)도 크게 웃돌았다. 1% 이상 성장한 국가는 한국·인도네시아·중국뿐이었다.
핀란드(0.861%)·헝가리(0.805%)·미국(0.494%)·독일(0.334%) 등 주요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프랑스(-0.005%)·스웨덴(-0.21%)·멕시코(-0.8%)·아일랜드(-2.014%) 등은 역성장을 나타냈다. 한국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61%에 그치며 주요 41개국 중 38위까지 밀렸지만 한 분기 만에 순위가 급반등했다.
세계 주요국 1분기 성장률
이번 성장의 배경에는 반도체 중심 수출 회복이 자리하고 있다. 1분기 수출은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5.1% 증가했고,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1%포인트에 달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에서 2% 중후반대로 높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전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8%로 상향 조정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1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부터 내년까지가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최고 골든타임”이라고 밝혔다.
다만 2분기 이후 흐름은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직전 분기 성장률이 높을수록 기저효과 영향이 커진다. 실제 2024년에도 1분기 1.174% 성장 뒤 2분기에는 -0.228%로 역성장했다. 정부 역시 지난달 “2분기에는 1분기 큰 폭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동 전쟁 영향 본격화 등이 중첩되며 전기 대비로는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동전쟁과 미국의 관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하반기 한국 경제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