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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호 피격 더해지는 혼선…조현 “이란 내 민병대 가능성도”

중앙일보

2026.05.13 00:32 2026.05.13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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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현 외교부 장관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현 외교부 장관이 13일 HMM 나무호 피격의 주체가 이란 정부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부가 공격 주체 특정에 신중을 거듭하는 가운데 불필요한 의혹이 더 커지는 양상이라 정밀 분석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섣불리 주체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특히 지금 이런 것을 쐈을 주체가 이란만 해도 여러가지 아닌가, 민병대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민병대가 공격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인지 되묻자 “염두에 두는 게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조 장관의 말은 주체를 함부로 단정할 순 없단 취지로 구체적인 주체나 단체를 비중있게 가정해 발언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발언은 피격에 사용된 무기가 이란산으로 판명되더라도 이를 곧바로 이란 정부의 개입으로 연결 짓기 전 다른 정보까지 포괄해 종합적 판단을 거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장관의 말대로 HMM 나무호를 타격했을 가능성이 있는 이란산 자폭 드론 샤헤드-136 등의 무기 체계는 이란 정규군 및 혁명수비대뿐만 아니라, 예멘 후티 반군을 비롯한 여러 친이란 무장 단체들이 폭넓게 운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란산 엔진 오일 등이 식별되더라도 무기의 제조국과 실제 이를 발사한 주체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정부의 원인 조사가 늘어질 수록 사건을 둘러싼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지 조사를 거쳐 지난 10일 화재의 원인을 미상의 비행체 타격으로 좁혔지만, 국내로 비행체 잔해 등을 반입해 정밀 분석하기 전까지는 공격 주체나 제원을 특정할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그런데 당장 물증 확보부터 시간이 걸리는 조짐이다. 조 장관은 전날(12일) 정밀조사를 위해 수거된 잔해의 국내 반입 시점에 대해 “곧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운송편을 섭외 중일 뿐 아직 현지에서 잔해가 출발조차 못한 상태다.

계속 바뀌는 듯한 정부의 입장도 혼란을 줄 수 있다. HMM은 사고 당일인 지난 4일 해양수산부에 “외부 타격으로 인한 기관실 좌현 화재”라고 상황을 보고했다. 해수부가 정부 내부에 공유한 최초 상황 보고 역시 ‘피격 추정’이었다. 하지만 청와대와 외교부는 직후 이를 ‘선박 화재’로 정정했다. 이로 인해 한때 선박 내부 결함에 따른 사고라는 기류가 비등했다.

정부는 사고 발생 엿새 만인 지난 10일에야 피격 사실을 뒤늦게 공식화했다. 청와대는 원인 조사에 걸리는 기간도 당초 “수일 내”(5일 강유정 수석대변인)라고 공언했으나, 이후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며 입장을 바꿨다.

이란의 소행으로 의심하는 여론이 다수인 가운데 명확한 결론 없이 시간이 지연되며 근거 없는 음모론도 제기되고 있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출신 방송인 김용민씨가 운영하는 유튜브에선 지난 12일 나무호 사건이 미국 소행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을 내놨다. 심리연구소 ‘함께’를 운영한다는 김태형 소장은 출연해 “미국이 이란과의 분쟁 등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쟁 종전 명분을 만들려 긴장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없었다.

익명을 원한 소식통은 “조사를 오래 끌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빨리 조사 결과를 내놔야 피격을 둘러싼 의혹과 혼선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무호 피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워낙 높기 때문에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관련 내용이) 다뤄질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정부는 오늘이라도, 빠른 시일 안에 국회 외통위를 열어 이 문제가 외교부 장관 내지 관련 장관을 통해 낱낱이 모두 국민들에 공개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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