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촉발시킨 ‘국민배당금’ 논란을 두고 여당 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를 국민과 나누자는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당·정·청 간 사전 조율 부재에 대해선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SBS 라디오에서 “당·정·청이 논의를 해서 진행하는 사안이 아니라 김 실장 개인적인 아이디어 차원 발언이었다”며 “이런 시기에는 정제되고 조정된 발언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초과세수를 활용하는 기본 취지에 대해선 “1분기 삼성전자 순이익이 57조원 정도 예측되고, 하반기까지 하면 300조원 된다. 이런 차원에서 초과세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다만 김 의원은 “초과세수가 과연 2~3년간 지속 가능한 부분인가에 대한 판단도 아직 없는 상황에서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경쟁력에 중국과 초격차를 벌여나가며 역량과 기술력 강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곤 “삼성전자 노사 임금 협상이 심하게 벌어져 이 문제를 어떻게 사회적 대화를 통해 풀 것인지 집중하는 것이 현재의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진성준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국민배당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었다. 진성준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청년 창업 자산을 지원할 건지,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할 건지, 예술가를 지원할 건지, 기초 노령연금을 더 강화할 것인지 열어놓고 어떻게 국민배당을 강화할 것인지를 설계하자 큰 원칙 하에서 (김 실장이) 제안하는 것”이라고 했다. 진 의원은 보수 야권의 “사회주의 발상” 비판엔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잘 쓸 것인지를 논의하자는 것인데, 그게 무슨 사회주의냐”고 반박했다.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노조원들이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진 의원은 국민배당을 기본소득과 연결짓는 시각에 대해선 “이미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AI) 로봇 시대가 오면 보편적 고소득 배당을 정부가 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샘 올트먼은 기업 이익으로 기본소득 실험도 했다”며 “높은 생산량으로 초과이윤이 발생하면 기본소득을 줘서 국민 삶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지속해서 제기됐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현재 AI로 엄청난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 정부 보조와 전기세 등 여러 가지 혜택을 받고 있고, 이는 다 국민이 주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초과이익에 대해서는 국민배당을 하자 하는 것은 지극히 옳은 말씀”이라고 했다.
청와대 AI 수석 출신으로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민주당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실장 발언과 관련해 많은 이들이 AI 시대에 고용 없는 성장, 고용과 연결되지 않는 성장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데미스 허사비스, 샘 올트먼, 일론 머스크, 손정의 모두 그 얘기를 하고 있다”며 “AI를 통한 부를 어떻게 재분배해야 지속 가능한지, 이걸 시행하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다. 지금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