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약 9년 만에 중국 베이징에서 재회하며 미·중 정상회담의 막을 올렸다. 양국 정상은 손을 맞잡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회담을 시작했지만, 덕담 속 뼈있는 메시지를 함께 담아내며 미묘한 긴장감도 함께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쯤 정상회담 장소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전용차 ‘비스트’를 타고 도착했다. 인민대회당 앞에 나와 기다리던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맞이했다. 하차한 트럼프 대통령은 상의 단추를 채우고 예를 갖춰 오른손을 내밀었고 기다리던 시 주석도 오른손을 내밀었다. 악수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왼팔을 손으로 툭툭 치며 친구를 다시 만난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해 10월 말 한국 부산에서 만난 지 약 6개월 만에 손을 맞잡은 두 정상이다.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시 주석의 왼 팔을 두드리는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인민대회당 앞에 도열한 중국 측, 그리고 미국 측 회담 참석자들을 번갈아 상대측에 소개했다. 이어 양국의 국가 연주와 예포 발사 속에 중국 의장대를 사열했다. 행사 도중 두 정상은 레드카펫 위에서 이동하며 함께 대화를 나눴고,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계단을 오르던 중 멈춰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베이징 시내 명소를 소개하기도 했다.
14일 도널드 대통령과 시 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후 인민대회당 내 마련된 회담장에 양국 정상과 외교·군사·경제 분야 각료들이 차례로 입장해 마주 앉으면서 본격적으로 회담이 시작됐다. 두 정상은 모두 협력과 관계 개선을 말했지만, 접근법은 서로 조금씩 달랐고 뉘앙스에 미묘한 차이가 읽혔다.
시 주석은 먼저 모두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 이번 회담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만남”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중·미는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신흥 강국이 부상하면 기존 강대국이 견제하는 과정에서 전쟁 위험이 높아진다는 이론)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국 관계 모델을 만들 수 있을까’ 역사와 세계와 인민의 질문이자 저와 대통령님이 답을 찾아야 할 질문”이라며 “저는 중·미 간 공동 이익이 차이점보다 크다고 늘 믿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적이 아닌 파트너가 돼 공동의 번영을 이루어 새로운 시대 대국 관계의 올바른 길을 만들어 가자. 2026년을 양국 관계의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해로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충돌 대신 ‘관리 가능한 공존’ 프레임을 내세워 미국의 견제 및 압박 수위를 낮추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오늘 논의를 매우 고대하고 있다.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환상적 관계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서로 전화를 걸고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 왔다. 당신은 훌륭한 지도자”라며 개인적 친밀감을 표했다. 이어 미국 굴지의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방중 수행단에 포함된 사실을 거론하며 “그들은 무역과 사업 협력을 고대하고 있다. 전적으로 상호주의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에도 “가장 먼저 시장 개방을 요청하겠다”고 했는데, 대규모 대미 투자 유치와 미국산 상품 판매,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 등 경제적 실리를 우선시하는 메시지로 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