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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한숨 돌린 식음료업계…“전쟁 영향받을 2분기가 위기”

중앙일보

2026.05.1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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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 중인 국내 식음료업계가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이 비슷하거나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날(13일) 삼양식품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144억원, 영업이익 177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35%·32% 증가한 규모다. 농심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 9260억원, 영업이익 601억원을 기록해 각각 3.69%·7.24%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CJ제일제당은 식품사업부문 별도 기준 매출은 3.9% 늘어난 3조384억원, 영업이익은 11.2% 증가한 143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경우 매출 2조5300억원, 영업이익 1462억원으로 둘 다 전년 대비 증가했다. 다만 식품 계열사인 동원F&B는 원가 부담과 글로벌 원자재 수급 불안으로 영업이익이 6% 떨어졌다.

각사 실적은 해외시장 성장과 수출 호조 덕에 선방했다는 반응이지만, 2분기부터는 실적 악화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1분기 호실적은 대부분 ‘K-푸드’ 열풍에 따른 해외 판매량 증가와 미리 확보해둔 재고 덕분이었을 뿐, 원가 상승분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A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식품 원료가 수입산이라 고환율·고유가 타격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B사 관계자도 “포장재와 접착제 같은 기초 소모품 재고는 벌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며 “일부 제품은 생산라인 가동 중단을 논의할 만큼 원료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과자회사 가루비는 ‘포테토칩’ 등 제품 14종의 포장지를 이달 25일부터 흑백으로 변경해 생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동전쟁이 장기화 되며 포장재(비닐·필름·페트·벨지 등)의 주원료인 나프타 공급이 차질을 빚은 여파다.

증권가에서도 2분기 실적 감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식품 기업들은 정부의 물가 억제 기조에 막혀 가격 인상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국제유가 상승을 빌미로 한 과도한 가격 인상을 차단하라”고 지시하면서 식품업계는 원가 비용 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안고 갈 처지가 됐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물류비 등 외부 여건에 의한 식품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성장보다는 현상 유지에 초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며 “K푸드 수출 등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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