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15일 “한국이 이재명 대통령 아래에서 창조적 파괴의 주역이자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인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게 인센티브와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통한 지속 성장 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하윗 교수는 이날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경제 성장은 민간 기업의 혁신 활동을 장려하고 조정하는 정부의 적극적 정책 없이는 절대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처럼 평가했다.
하윗 교수는 이어 “연구·개발(R&D) 투자는 혁신을 이끄는 핵심 요소인데, 한국의 R&D 지출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며 “수십년 간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대기업들도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높은 수준의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정책 추진 과정을 지켜보면서 인상적인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에도 건전한 재정 기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물가도 잘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현재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한국만큼 성공적으로 역풍을 헤쳐나가는 국가는 많지 않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피터 하윗 미 브라운대 경제학과 교수(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를 접견하며 하윗 교수의 제자인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을 언급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하윗 교수는 또 “일부 대기업이 혁신보다 진입 장벽을 구축하는 데 힘쓰는 등 독과점 구조로 시장 경쟁이 제한되는 점은 혁신 성장을 가로막는 큰 장애 요인”이라며 “독과점 시장 개혁을 통해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려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이 혁신 성장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기술주도 성장’, ‘공정한 성장’, ‘모두의 성장’으로 대표되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은 하윗 교수의 연구 방향과 여러 측면에서 맞닿아 있다”고 했다.
하윗 교수는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이 브라운대에 재학할 때 박사 학위 논문 지도교수였다. 이 대통령은 “유능한 제자를 키우셔서 대한민국 국정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교수님께서 평소 가르쳐주신 전략대로 혁신을 통한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하윗 교수는 “하 수석이 한국에서 제가 가르친 대로 잘 이행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 겸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눈을 속이는 포퓰리즘적인 긴축재정론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스1
이날 접견에 앞서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재정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야권발(發) 긴축 재정론을 반박했다. 이 대통령이 “무조건 긴축 주장하는 분들이 나라를 생각한다면 꼭 봐야 할 기사”라며 함께 올린 기사에는 줄리 코잭 IMF 대변인이 “한국이 비록 현재 다소의 재정 확장 기조가 보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재정 확장은 매우 적절한 조치다. 이는 궁극적으로 한국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구조 개혁을 뒷받침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지금은 투자를 통해 잠재력을 키울 시기”라며 “국민의 눈을 속이는 포퓰리즘적인 긴축 재정론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확장 재정 기조를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이 “IMF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글로벌 신용평가사까지 대한민국의 빠른 국가 채무 증가 속도를 우려하고 있다. 재정 건전성을 강조하는 것을 포퓰리즘 긴축이라 비난하는 것은 국가 재정 운용의 기본조차 이해하지 못한 발상”(송언석 원내대표)이라고 비판하자, IMF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반박한 것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이재명 대통령이 IMF가 한국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긍정 평가했다는 기사를 공유한 데 대해 "IMF 보고서 원문의 핵심 메시지는 정반대"라고 반박했다. 사진은 지난달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송 원내대표의 모습. 뉴스1
그러자 기획재정부 2차관(현 기획예산처 차관) 출신인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기사가 아니라) IMF 보고서 원문을 다시 한 번 잘 읽어보라”며“이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IMF 재정모니터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는 정반대”라고 재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IMF는 무제한 확장 재정을 허용한 것이 아니라 재정 여력 관리와 중장기 재정 건전성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과 구조 개혁을 위한 선별적 재정은 가능하지만, 소비쿠폰·고유가지원금 같은 효과가 초단기에 머무르는 현금 살포성 재정 확대에는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