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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값 폭등에 수출물가 28년만 최고…수입물가는 하락전환

중앙일보

2026.05.1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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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서 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에서 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가격 급등 영향으로 수출물가가 28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수입물가는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4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2020년=100)는 187.40으로 전월 대비 7.1%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40.8% 급등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 기준으로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월(57.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수 수준 자체도 1998년 3월(196.01) 이후 최고치다.

수출물가 상승은 반도체 가격 급등이 주도했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16.9%, 전년 동월 대비 88.7% 상승했다. 특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물가지수는 198.30으로 2010년 8월(201.77) 이후 15년 8개월 만에 가장 높다. 세부 품목별로는 DRAM 가격이 전월 대비 25%, 전년 동월 대비 232.8% 급등했다. 컴퓨터 기억장치도 전월 대비 71.4%, 전년 동월 대비 149.2% 뛰었다.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3월 평균 1486.64원에서 4월 1487.39원으로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 상승률도 전월 대비 7%로 원화 기준(7.1%)과 큰 차이가 없었다. 환율 효과보다는 반도체 가격 자체 상승이 수출 물가 급등을 이끌었다는 의미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컴퓨터와 전자기기 가격 상승이 수출물가 오름세를 이끌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AI 관련 반도체 수요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가격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4월 수입물가지수는 168.12로 전월 대비 2.3% 하락했다. 수입물가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특히 원유를 포함한 광산품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지난 3월 배럴당 128.52달러에서 4월 105.70달러로 17.8% 떨어졌다. 이에 따라 원유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16.2% 하락했고, 원재료 전체 수입물가도 9.7% 내렸다.

다만 제조업 중간재 가격 상승세는 이어졌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전월 대비 6.2%, 1차 금속제품은 3.3%, 화학제품은 1.7% 각각 상승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공급 불안이 여전히 가격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팀장은 “유가와 환율은 현재까지는 5월 수입물가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동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원자재 공급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향방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출가격이 수입가격 상승 폭을 웃돌면서 교역조건도 개선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3% 상승했고, 소득교역조건지수도 28.5% 뛰었다. 수출물량지수 역시 반도체 중심으로 12.4% 증가했다. 한국 경제가 같은 양을 수출하고도 더 많은 수입품을 들여올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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