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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먹고 올리브영 가고”…도쿄에 뜬 ‘서울 체험존’

중앙일보

2026.05.1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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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일본 도쿄 지바현에 위치한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케이콘 재팬 현장. 올리브영 글로벌을 의미하는 '오리구로'가 부스 앞 지하철역 콘셉트로 적혀있다. 노유림 기자

지난 8일 일본 도쿄 지바현에 위치한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케이콘 재팬 현장. 올리브영 글로벌을 의미하는 '오리구로'가 부스 앞 지하철역 콘셉트로 적혀있다. 노유림 기자

“올리브영에 들렀다가 방금 불닭볶음면도 먹었는데, 진짜 서울 한복판에 온 것 같아요.”

지난 8일 일본 도쿄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오후 2시쯤 찾은 행사장 내부는 수만 명의 인파로 북적였다. CJ ENM이 올해 첫 번째 KCON으로 개최한 ‘KCON JAPAN 2026(케이콘)’ 현장이다. 공연 시작 전부터 K푸드와 K뷰티를 체험하려는 관람객들로 행사장은 이미 열기로 가득했다.

가장 붐빈 곳 중 하나는 K푸드존이었다. 한국 밤거리 포장마차를 구현한 공간에서는 탕후루를 들고 다니거나 닭발을 먹는 현지 관람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딸 고바야시 사라(17)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고바야시 나오(41)는 “K팝 아이돌 ‘투어스’의 도훈을 좋아하게 되면서 한국 음식과 드라마에도 관심이 생겼다”며 “한국어를 더 잘 알아듣고 싶어 따로 공부까지 하고 있는데, 케이콘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일본 도쿄 지바현에 위치한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케이콘 재팬 현장. 한국 밤거리 포장마차 골목 콘셉트로 꾸며진 K푸드존에서 방문객들이 K푸드를 맛보고 있다. 노유림 기자

지난 8일 일본 도쿄 지바현에 위치한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케이콘 재팬 현장. 한국 밤거리 포장마차 골목 콘셉트로 꾸며진 K푸드존에서 방문객들이 K푸드를 맛보고 있다. 노유림 기자


서울 명동·홍대입구 올리브영 매장처럼 꾸민 ‘오리구로(올리브영 글로벌)’ 부스에도 방문객이 몰렸다. 올리브영 로고가 새겨진 타포린백을 메고 화장품 추천을 받는 관람객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K팝 그룹 ‘세븐틴’의 디노 팬이라는 시라하마 에리다(27)는 “올리브영은 한국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하나였다”며 “컬러그램과 웨이크메이크 같은 K뷰티 브랜드에 관심이 많았는데 현장에서 직접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부스 한편에는 K뷰티 제품으로 직접 메이크업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번 케이콘 올리브영 글로벌 부스에는 K뷰티 브랜드 55곳이 참여했다. 정재윤 올리브영 메이크업 컨설턴트는 “일본인 방문객들은 주로 ‘한국인이 평소 하는 화장처럼 해달라’고 요청한다”며 “한국식 메이크업과 한국에서 유행하는 뷰티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걸 체감한다”고 말했다.

저녁 7시부터는 케이콘 본 공연이 시작됐다. 관객들은 진행자의 유도에 맞춰 “렛츠 케이콘”을 외친 뒤 응원봉과 우치와(부채)를 하나둘 꺼내 들었다. “다음 역은 서울(Seoul, Soul) 시티”라는 지하철 안내방송 형식의 음성이 흘러나오자 객석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이어 무대 위에 K팝 그룹 ‘제로베이스원’의 성한빈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지난 8일 일본 도쿄 지바현에 위치한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케이콘 재팬 현장. 딸 고바야시 사라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고바야시 나오씨는 ″K팝 아이돌 '투어스'의 도훈을 좋아하고, 최근 한국 드라마 '도깨비'에 빠졌다″고 말했다. 노유림 기자

지난 8일 일본 도쿄 지바현에 위치한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케이콘 재팬 현장. 딸 고바야시 사라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고바야시 나오씨는 ″K팝 아이돌 '투어스'의 도훈을 좋아하고, 최근 한국 드라마 '도깨비'에 빠졌다″고 말했다. 노유림 기자

CJ ENM에 따르면 3일간 열린 이번 케이콘에는 총 33개 팀이 출연했고, 12만 명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았다.

올해로 일본 개최 11회째를 맞은 케이콘은 이제 단순 K팝 공연을 넘어 한국식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초창기 케이콘이 K팝 아이돌 공연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한국의 뷰티·푸드·테크·콘텐트를 일상처럼 체험하는 공간으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실제 이번 행사에는 삼양푸드재팬과 이삭토스트 등 16개 기업이 스폰서 부스를 꾸려 글로벌 소비자들과 만났다. 올해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 K콘텐트를 보다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도록 ‘K스토리존’도 새롭게 마련됐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함께 운영한 ‘K컬렉션’ 참여 기업도 지난해보다 10곳 늘었다. K뷰티와 K식품 분야 중소기업 50곳이 참가해 일본 소비자 반응을 직접 확인했다.

이정호 비오엠코스메틱 대표는 “일본은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진입장벽도 높아 쉽게 진출하지 못했던 시장”이라며 “현지 유통 채널 입점 전에 브랜드를 먼저 알리기 위해 케이콘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CJ ENM 관계자는 “케이콘은 단순히 K팝 팬덤만 모이는 행사가 아니라 한국의 일상을 경험하는 K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아직 일본에 진출하지 않은 한국 기업들에게 현지 시장 안착을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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